그때의 기억이..
가끔 무언가 허전할때면 들리는 헌책방에서 마음을 달래듯 책들의 제목만을 읽다가..마음이 끌리는 책이나,사진역사서나, 여행에세이 책들을 마음껏 고르다 나오곤 한다..우연하게 그곳에서 나오다 소나기를 만나 발이 묶여 잠시 비오는 풍경을 즐기다 그곳에 세워진 자전거가 보였다.. 그리고, 자연스레 핸드폰으로 담아었다..
그리고, 오늘
그사진을 느린 휴일의 밤에 다시 보게되었다.
소나기를 만나 발이 잠시 묶여 우연하게 마주쳤던
자전거를 담았던것처럼.. 우연하게 사진속의 자전거가 자연스레 아버지를 떠올려지게 했다.
명절이 다가오면 아버지의 자전거는 평상시보다 바빴다..
하루에 몇번씩 장을 오가며..검은봉다리를 툭..툭..내려놓고 다시 나가시고.다시 들어오시고.
툭..툭..내려놓는다..
뭐뭐 샀다는 얘기는 없었다...그때의 검은비닐봉다리는 나에게 짜증유발 봉다리였다.
그런날이면 어김없이 아버지는 얼큰하게 술을 드시고 느즈막히 들어와 한숨을 쉬셨고.너무 많이 사온것들을 다듬고.정리하는것이 싫었던것도 있었고, 그런날의 마지막 비닐봉다리에는 예전에 엄마도 나도 좋아하는 회 한접시가 있었다..
그리고 그뒤에 오는 그리움 같은게 싫었다.
아버지는 엄마의 빈자리를 그렇게 채워주고 계셨다. 어쩜 그때는 아버지도.나도..힘든시간이
였던것 같다..
서로 아니척 그렇게 시간을 보낸것 같다..
표현을 잘하지 못 한 나 와 아버지는..그렇게 몇번의 명절을 맞이했었고...그리움을 각자 달랬던것 같다..
그렇게 맞이했던 명절전야제가 아련해질만큼
이제는 혼자 맞이한지도..아버지와 각자의 방식대로 달랬던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른것 같다. 하지만,오늘은 아버지의 자전거와 그 손에 있던 검은봉다리가 또렷하게 떠올려진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수준에서 최고의
이동수단이였던 자전거는...지금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중 최고같다..
아련해진다는건...흐릿해지는 기억의 일부가 아니라...그때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긴 그자체임을
이제 알것같다...
그리고,아련해지는건 단지..그때의 나 일뿐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