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놀던기억이 떠올려진 길에서 마주한 그때
대야라는 표현도 써본지 꽤나 오래된듯하다.
대야에 놓여진 호수와 바가지
수도시설 없었던 어릴적 집과 긴 호수로 연결된
건너집의 수도를 통해 큰 도라무통에 물을 받고 있었던 엄마가 떠올려졌다.
수도시설이 없어서 불편해 하거나 한적은 없었던듯하다.그로인한 기억은 없는거 보니깐..
불과 몇십년전의 생활모습이였는데.,
까마득하게만 느껴진다.그런때가 있었나 싶다.
물을 받는 날이면.엄마의 주변은 늘 시끌벅쩍했던것 같다.
늘 유쾌하고.목소리가 크고 했던 엄마의 쨍쨍한 목소리도 생각이 나는것 같다.
기억이란 참으로 신기하다.평상시에는 떠올려지지 않았던것들이 어떠한 사물로 자연스레 기억이 떠올려지는거 보믄 대단한 저장창고 같다.
바가지는 어떤물건보다 활용도가 많았다.
수도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아닌.바가지로 떠서 물이 옮겨져야 했기에..기억속의 바가지는 지금은 상상하지못할정도로 낡아 있는 모습이였다.
불편함이 불편한지 모르고 지냈던건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인것 같다.
지금의 부족함과 그때의 부족함을 생각하면 비교불가의 대칭일정도인데...
그때는 부족함을 몰랐다..
지금은 너무 많은것을 가지고 있어서
부족한걸까,내가 채워가며 살아가야 하기때문에 부족함을 느끼는걸까,
늘 옆에서 채워준 내 엄마와.내 아버지가 있어서였을까...
골목은 우리들의 놀이터였고 .엄마들의 수다장소였다.
옆집에 숟가락이 몇개였는지.김치를 담그고 있는지.어제 저녁은 누구 생일이였는지를
다 알았던 그때의 정보는 골목에서 다 나왔다.
골목에 낯선사람이 들어서면 그것이 그렇게도 호기심을 자극하는것은 없었던것 같다.
누구네 누가왔는지도 알았던 그때의 골목이
지금은 재개발로 없었지만.
가끔 꿈에서의 무대로 나타나곤 한다.
오늘은 꿈이 아닌 서울의 어느 누군가의 기억이 담긴 골목을 걷다가 나의 골목기억들과 마주하고
길을 마친다.
2015.10.18 골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