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산행이 남겨준 선물
가을이 간다.
막바지 가을을 붙잡으러 내장산으로 향했다.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나기 부담스러워 눈을 비비며 비몽사몽인 아이들을 선동(?)하여 깜깜한 시간에 집을 나섰다. 모처럼 함께 모이게 된 아이들과 최고 단풍 명소인 내장산에서 산상 가족 모임을 가지고 싶었음이다.
입구부터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단풍나무가 붉게 타오르며 선보이는 단풍터널은 내장산 단풍의 백미답게 환상적이다. 서래봉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아침 밥을 먹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오색찬란한 풍경에 포효한다.
이어서 불출봉까지 올랐다가 하산하여, 벽련암 앞마당에서 눈이 부시도록 붉은 단풍 향연에 취했다. 전체적으로 내장산의 단풍은 절정이 지났지만 곳곳에서 아직 지지 않은 단풍나무들이 울긋불긋 고운 빛을 뿜어내고 있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길 위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는 아이들과의 단풍놀이는 그야말로 '단풍보다 아이들'이었다.
엄마 팔짱을 꼭 끼고 걷는 아들.
셀카놀이에 푹 빠진 딸들.
산상에서의 차 한잔의 대화.
산 속에 끊임없이 울려퍼진 웃음소리.
高會夫妻兒女孫!!!
만추홍엽의 화려함이 안겨준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