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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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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관민 Nov 26. 2016

오래된 노래를 아직도 빗대어 부르는 현실

정윤경 - 시대

오래된 노래를 아직도 오늘을 빗대어 부르다.

내가 민가를 부르면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이 노래가 아직도 우리와 사회를 표현하는데 어색하지 않다고 생각할 때이다.

요새 매주 토요일마다 들리는 상록수, 그리고 집회의 전초를 알리는 임을 위한 행진곡 등등

내가 이 노래들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면, 나는 평생 다 못쓴다.


나는 짧게는 90~00년대, 길게는 70~80에 만들어진 이 민가들을 부르면서,

당시를 회상하고 싶지, 현재의 위안이 되기는 싫다.

오래된 노래를 아직도 빗대어 부를 수 있는 불쌍한 현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 정윤경 선생님의 '시대'는 이 마음을 잘 알고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를 가장 직설적으로 표현한 노래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래의 가락과 가사는 시적이고 따뜻하지만, 노래를 부르다 보면 칼처럼 날카로워진다.

정윤경 1집 temporary xxx files

이전보다 더 나아진 시대라 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이 노래가 불려진지 17년이 지난 지금도 나아지기는커녕 더 살기가 힘들다.

청년들에게 도전을 강조하지만, 실패로 가져온 충격은 열정으로 이겨내라 한다.

나라를 책임질 사람은, 한국의 젊은이들을 중동으로 책임을 넘기려 하고, 아프리카로 등을 떠민다.

어쩌면 우리는 최근의 토요일보다 한참 전부터 화가 났어야 한다.


죽고 다쳐야만 뉴스가 될 수 있는 세상이고, 그마저 근거 없는 비난이 생기면 당사자의 몫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돼줄 수 있는 곳들은 너무도 좁다.

광화문의 경찰들과 국민들은 얻을 것 없는 싸움을 하고 있고, 

어버이라 외치는 작자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모르듯 하다. 

몸은 대치하게 만들수는 있어도 마음은 그럴수 없는것 같다.

이 노래의 처음 제목은 "문민시대에"다.

진짜 제목 그대로 이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민가로 위로받지 않는 날을 꿈 꾼다.


꽃다지 콘서트 "혼자 울지 말고" 중

시대 - 정윤경

군화발의 시대는 끝났다한다 폭력의 시대도 끝났다한다 
시대에 역행하는 투쟁의 깃발은 이젠 내리라 한다 

허나 어쩌랴 이토록 생기발랄하고 화려한 이 땅에서 
아직 못 다한 반란이 가슴에 남아 자꾸 불거지는 것을

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세계화의 전사가 되란다 
살아남으려면 너희들 스스로 무장을 갖추라 한다

그 모든 전쟁에서 너희들이 만든 그 모든 전쟁에서 
승전국의 병사들과 패전국의 병사들은 
너희가 만든 그 더러운 싸움에서 무엇을 얻었나 

죽어야만 얻을 수 있는 영예를 얻었고 
다쳐야만 얻을 수 있는 명예도 얻었지 
폐품이 될 때까지 일할 수 있는 그 고마운 자유도 얻었지 

승전국의 병사들과 패전국의 병사들은 
너희가 만든 그 더러운 싸움에서 무엇을 얻었나 


2013 정윤경 콘서트

라~라~라~라~ 라~라~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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