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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관민 Feb 28. 2020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사람들

편지로 세상의 따뜻함을 전해드립니다.

 더위가 찾아올 즈음 6월 어느 날, 한국편지가족 회장님과 함께 편지지를 들고 찾아간 곳은 안양에 위치한 정심 여자 중고등학교였습니다. 이 학교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신분증을 내고 들어가야 했으며, 선생님을 따라 몇 번의 문을 통과해서야 겨우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법무부 산하의 소년원입니다. 찾아가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죠. 어머니뻘의 편지 선생님과 이 친구들의 소통이 잘 될 수 있을까? 손 편지가 전해주는 따뜻한 감성이 친구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죠. 


 늘 그렇듯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친구들은 우리를 큰 환호로 반겨주었고, 편지 한 장에도 정성이 가득했으며, 편지를 소리 내어 읽고 듣는 친구들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편지를 부치기 위해 귀여운 카카오 캐릭터 우표를 하나씩 고르고 붙이는 것을 보니, 잠시 이곳이 수감시설이라는 것도 잊혔습니다.  


 저는 올 한 해 동안 한국편지가족 편지 선생님들과 함께 전국을 다니고 있으며, 우체국 사보 칼럼 <편지쓰는 그곳> 취재를 하면서 편지를 쓰는 국민 대상으로 인터뷰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번 인터뷰하시는 분들께 ‘당신에게 편지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드리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답변을 적어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편지는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꽃을 받으면 감동하고, 행복한 감정이 들잖아요? 편지도 같은 마음인 것 같아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어려운 세상에서 편지는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저는 현 사회에서 편지의 필요성에 대해 항상 고민을 합니다. 소통의 도구가 넘쳐나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소외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어느덧 ‘쿨함’, ‘냉철함’이 인정받는 사회에서 우리들의 마음까지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저는 편지가 주는 따뜻한 감성이 오래도록 사람들 마음속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편지’가 특별한 이유는, 진심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고, 또 그 마음을 읽는 사람에게까지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로부터 소외받아 마음이 차가워지고 닫혀버린 사람들에게 편지는 그 문을 열게 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지에게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편지의 따뜻함을 널리 알리는 사람들,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기 위해 편지를 쓰는 사람들 모두 어떤 이의 마음을 열게 하고 치유해주는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이 분들이 있어 세상이 따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우정문화실 

우정문화기획 담당 이관민



위 글은 <편지꽃 마음꽃> 도서에 기고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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