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 주변에서 보는 어른들은 모두가 완벽해 보였다. 그야말로 어른이었다.
나의 아버지도 그랬다. 이웃의 아저씨들도 그랬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고 겁날 게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어른을 동경하던 나도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면 아무런 어려움 없이 뭐든지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젊었을 때는 어른됨을 즐겼다.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해도 된다는 것과 같았다.
스스로 조심하는 것은 있으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세상에서 겁날 게 없다는 것과 같았다.
혼자일 때는 그것이 가능했다.
어른이 된 것이 너무나 좋았다.
무엇을 두려워하랴!
그러다 나도 어느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학부모가 되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나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좋은 아빠라고 생각을 했다.
아이와 함께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고
아이에게 열심히 책을 읽어주었다.
그러다 과연 내가 어른인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은 아들이 성인이 되고나서였다.
아들이 대학생이 되자 아들은 자기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했고
자기의 의지대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데
아빠의 입장에서 보면 부족하기 그지 없어보였다.
그래서 아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아들에게 롤 모델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는데 문득 나는 과연 어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들에게 존경을 받을만 한가? 아니 받고 있는가?
아니면 아들에게 롤 모델이 될 만한가?
나는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가?
어른이란 과연 무엇인가?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이 있어야 되나?
모르겠다. 정말 어른이 무엇인 지 모르겠다.
‘과연 어른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가?’ 하는 원론적인 질문에 부딪치게 되니
나는 어떻게 어른을 정의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어른이라면,
나는 진짜 어른인가? 아니면 나이만 먹었는가?
아들이 있는 아버지이기만 한건가...참 아무 것도 모르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