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라는게 있을까

by 지오 그레고리오

방송이 끝난 드라마를 다시 보게 되었다.

딸아이가 아픈 어머니는 이미 병원에 입원한 지 오래 되어 병원생활에 익숙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머니는 병원생활이 낯설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에 대한 걱정 때문에 먹는 것과 생활하는 모든 것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미 병원생활에 익숙한 어머니는 기다려야 되는 상황을 수용하고 병원에서

자신만의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직 병원생활에 익숙하지 못하고 아이 때문에 먹는 것 조차 잘하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먼저 다가가 다정스럽게 격려도 해주고, 먹을 것도 챙겨준다.

그러다 간 기증자가 나타났는데 기증자와 맞는 대상자는

늦게 들어온 어머니의 아들이었다.

그 어머니는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울면서 전화를 받았고

함께 있었던 딸 아이의 어머니도 진정으로 축하해 주었다.

그런데, 병원에 온 지 오래된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아낌없이 아들 아이의 어머니에게 축하를 보냈지만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지만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꾹 참았다.

그렇게 장면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병원의 의사가 휴식을 위해 커피를 가지고

옥상 휴게소로 가는데

이미 밖에는 딸아이의 어머니가 혼자서 통곡을 하고 있었다.

분명 자기가 먼저 병원에 들어왔는데 운명은 가혹하게도 자신의 딸 아이에게 맞는

간이 오지 않고 오히려 늦게 들어온 아들 아이의 어머니가 먼저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그 장면을 보며 나도 눈물을 흘렸다. 그 어머니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과연 운명이라는 게 있을까?

내가 지금 살아가는 이 모습도 운명 때문인가?

또 나는 내가 하려는 것들이 어떤 운명 속에 이미 계획되어 있어서

나는 알지 못하지만 정해진 그길로 걸어가게 되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내가 노력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노력하는 것 조차 이미 운명적으로 정해진 것일까?

모든 것이 다 이미 정해졌다면 나는 그저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나이가 들면서

신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더 많아지고

운명도 그렇고 도대체 아는 것은 없고 궁금해 지는 것만 많아지면 어쩌라는 거냐?

운명대로 사는 것이 도리인가?

운명을 거슬러 사는 것이 정상인가?

무엇이 운명인가? 과연 우리는 운명의 틀 속에 갇힌 다람쥐 같은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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