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나는 저절로 성숙해질 줄 알았다.
나이가 들면 더 너그러워지고, 화를 내는 일도 줄어들고 짜증을 내거나 하는 것도 줄어들고,
남을 이해하는 마음도 넓어질거라 생각했다.
감정을 잘 조절할 줄 알게 되고 생각도 좀 더 명확하게 정리되고
그래서 행동하는 것도 진중하고 믿음이 갈 거라 생각했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그렇게 되는 건 아닐 지 몰라도
살아오는 세월에 의해 배우고 익혀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다.
근데 나이가 든다고 마음이 달라지는 건 아닌 것 같다.
나이를 먹어도 마음은 여전히 예전의 내 모습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
사소한 일에 짜증내고 화내고
괜한 일에 분노하고 남과 비교하는 마음도 줄어들지 않고
시기하거나 미워하는 마음도 늘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시로 나타나 괴롭히고...
도대체 나는 나이를 어디로 먹는거야?
몸만 나이를 먹고 마음은 아직도 어릴 때와 똑같은 거야?
참, 어쩌다 마음이 맑아지고 고요해지면
이런 나의 모습에 실망하고 심할 때는 절망하고 싶을 정도다.
나이를 먹으면 그만큼 마음도 성숙해 지고 성장해야할 텐데
아직도 작은 일에 삐지거나 사소한 것에 집착하거나
내게 없는 것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늘 그자리에서 맴도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좀 더 여유있어 지고 고요해 지고 넉넉해 지면 좋을 텐데
이것도 태어난 대로 살아라는 말에 위안을 얻어야 하나.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