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언제부터였는 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의 취향이 조금은 바뀌었다.
한 때는 드라마틱하고 서사적인 드라마나 영화를 아무런 동요없이
잘 관람하였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지나치게 드라마틱한 드라마나 영화들은 잘 보지 않는다.
특히 아주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오거나
비열하고 쪼잔한 인간군상들의 짓거리들이 주를 이루거나
배신하고 배반하고 험담하며 계략을 꾸미고 하는 등
드라마에서 필요로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보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들이 주를 이루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속에서 열불이 나서 못보겠다.
난 그냥 무심한 듯, 플롯이 없는 그런 게 좋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나친 긴장을 주거나 쓰레기라고 하는 인간들이
잘 사는 모습으로 나오는 그런 모습을 보면 괜히 짜증이 난다.
플롯이 없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보는 듯한 그런 드라마가 좋다.
아니면 달달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괜찮고.
예전에는 지루하거나 답답하게 생각했을 드라마들이 이젠
오히려 편하고 좋다.
평면적인 것 같은, 조용하고 담담하고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서정이 느껴지고,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 둘 사이에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보이는 그런 모습이 좋다.
이젠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기운을 쏟고 싶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이미 살아온 삶에서 보듯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있지만
착한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산다는 것은 분명 아름다운 것이다.
그 아름다운 세상에 없어져도 좋을 인간들도 있지만
그 인간들 보다 착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난 믿는다.
그래서 내가 살아가는 세상만큼 드라마나 영화도 그런 모습이길 바란다.
많은 사람 중에 특별한 상황을 겪는 사람도 많지만 분명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그런 드라마가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