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든든하고 못할 것 없을 것 같던 어머니가 이제는
자식들의 도움을 받아야할 연세가 되었다.
어릴 때는 내가 어머니의 말을 잘 듣는 자식이 되어야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와 어머니의 위치가 바뀌어
이제는 어머니가 나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어머니에게 어떻게 해야된다고 얘기하게 되었다.
그러면 안되고, 그러면 불효자식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불효막심하게도 이제는 어머니가 자식의 말을 들어야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물론 어머니가 젊었을 때 우리가 알지 못하던 성격이
연세가 들면서 새롭게 알게 됨으로써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물론 어머니의 입장을 이해해야지 하고 생각을 하곤한다.
어머니를 이해하려고 하는 행위가 어불성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이해를 하려고 애쓰곤 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서 왜 그러실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언젠가는 어머니에게 갔을 때 그릇들이 너무 지저분하고 오래된 것만 있어
아내가 어머니를 위해 새 그릇을 사서 가져가게 하였다.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어머니집에 가서 어머니가 쓰시던 오래된
그릇들 대신 깨끗하고 이쁜 그릇으로 바꿔 놓으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는 아주 정색을 하시며 왜 그릇을 가져왔냐며
다시 원래 쓰던 그릇을 그대로 두라는 것이었다.
내가 가져온 그릇은 다시 가져가라며 저녁에 자기 전에 몇번이나 말씀을 하시더니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그 말 부터 나에게 하시는 것이었다.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큰 소리를 냈다.
왜 그러냐고...제발 이제 자식들 말을 들으라고 말이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고집을 꺾지 않으셨고
나는 사가지고 간 그릇을 그대로 가지고 와야 했다.
이제 나이가 들었으면 자식들 말을 들어도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것이 정답인 지 모르겠지만
무례하게도,
어머니가 자식의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