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 대한 사과
by
지오 그레고리오
Mar 19. 2023
고등학교 때 자취방 주변에
온통 사과밭이었다.
가을이면 밤마다
사과를 따러 다녔다.
3년 동안 가을마다
사과를 엄청 먹었고
먹다 지치면 껍질깎는 연습을 하기도 하고
맛없는 사과는 한입만 먹고 버렸다.
평생 먹어야할 사과를
그때 먹었던 것이었을까?
그 이후 나는 사과를
잘 먹지 않게 되었다.
내가 먹고 싶어
사과를 사본 적이 없다.
사과는 고교시절의
자취방의 외로움을 달래준 과일인데
여때껏 외면해온 것을
사과에게 사과한다.
keyword
사과
자취방
가을
매거진의 이전글
'착하다'라는 말의 함정
축구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