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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쩨이 Jun 30. 2020

대학원, 그중에서 일본 대학원

석사를 졸업할 때 즈음 운 좋게 일본 대학원을 잠깐 체험해 볼 기회가 있었다.

('운 좋게'라는 수식어는 내가 앞으로 쓸 글에 몇 번이고 등장할 것 같은 강렬한 예감이 든다.)


석사 졸업할 때까지 여권조차 없던 내게 처음 겪어보는 해외였던 일본의 한 겨울은 한 마디로 최고, 마냥 신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파닥파닥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되어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다.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그럴듯한 단어들로 내 선택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공계 대학원생으로서 학교의 시설, 교수의 인성, 학비처럼 표면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꽤나 중요한 요소에 의한 선택이었다고 해두겠다.


이하의 서술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임을 크게 강조해두고 싶은 바이다.


학교의 시설

이공계 기준으로 실험 기계만 두고 이야기해보자면, 석사를 했던 한국의 어느 사립대의 공동 기기실에 있을 법한 기계가 일본에는 그냥 우리 방의 기계로 들어와 있는 수준이었다.

연구실의 넓이며 기계 설비 같은 환경 등이 그 당시의 내게는 마치 별세계 같아 보였다.


학비

한국 사립대의 석사 한 학기 학비가 약 600만 원 정도였는데 일본 국립대는 한 학기 학비가 약 250만 원 정도였다.

한국에서 부모님 집에서 살면서 학비는 그 당시 교수님이 지원해주셨었지만 그렇다고 돈이 남는 생활을 한 것은 아니었다.


거리

사실 유학 전에 가장 크게 했던 고민은 부모님이 점점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을 갉아서 유학을 가는 어딘가 나쁜 자식이 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일본은 상대적으로 언제든 오갈 수 있는 거리라는 셀프 변명이 가능했다.


이상의 조건과 변명으로 날씨가 좋던 4월의 어느 날, 남동생이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써줬던 포스트잇을 여권 마지막 장에 곱게 잘 붙여서 일본으로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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