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아버지를 떠나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가족은 믿을 수 없는 다양한 일을 겪었지만
다른 이들은 그저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가 엄마를 그리워했던 거라고.
평생 무뚝뚝하시던 아버지가, 알고보니 사랑꾼이었노라고.
그래서 그렇게, 엄마 떠난지 100일만에 따라 가신거라고.
저도 그렇게만 믿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나에게 아버지는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남겨 놓았습니다.
그러나 억울함에 북받쳐 이야기를 쏟아내지 않고는 못 견딜 것 같던 엄마 때와는 달리
이번 아버지의 이야기는 잘, 못 쓰겠습니다.
뭐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되고 나는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아직도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친정에 가면 그 자리 그 곳에 아버지가 계실 것 같은 느낌이 가장 괴롭습니다.
그래서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과연 아버지의 이야기를 쓸 자격이 있는지.
내가 다시 글을 쓸 수나 있을지.
그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별 탈 없이 지내시던 아버지가, 많이 그리울 뿐입니다.
이제 두 분이 함께 계실 수 있는 것이 그나마의 위안입니다.
엄마 곁에 아버지, 두 분 모두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