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은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다.
지난 10년간 아팠던 엄마는 그중 5년 간은 요양원에 있었다.
그런 엄마와 아버지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해준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면구스러웠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 날 부모님에게 축하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다.
1년 전 이 날엔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올해 이 날엔 부모님이 곁에 없고 나는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을 보고 있다.
앞으로의 4월 16일에는 나에게도 온전한 슬픔이 허락될 것이다.
부모님이 생각나도, 안타깝게 침몰한 어린 생명이 생각나도, 그저 마음껏 슬픔에만 빠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