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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마인드카페 Dec 13. 2019

제가 우울증인 걸 알아요.나아지려고 해도 안되네요.

마인드카페 유저 공개 고민 사연과 전문상담 내용

2년 전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죽고 싶지 않아요. 더 이상 약도 먹고 싶지 않아요.

- 마인드카페 유저 공개 고민 사연 -

<마인드카페에 올라온 고민 사연>

마인드카페의 고민 사연은 모두 익명 보장이 됩니다.

저는 죽고 싶지도 않아요. 무섭잖아요.

그냥 살고 싶은데 사랑하는 사람을 실망시킬 것 같아요. 제대로 살 자신이 없어요.

제대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건 2년 정도 전입니다.

우울과 불안 수치가 상당히 높았어요.

한 봉지에 약 7개? 이 정도씩 받고 수시로 분노가 조절 안될 때가 있었는데

그때 먹을 약도 따로 받았었어요.

당시 원흉이라 생각했던 전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지금은 정말 사랑하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남자친구도 만나고 제 모든 삶은 객관적으로 순조로워요.

문제는 해가 지고 잠들 때. 바로 지금 같은 시간에.

우울감이 나아지지 않아요. 가족들 옆에서 다 같이 자는데 항상 몰래 울면서 잠들어요.

왜 우울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행복한 영상을 봐도 행복해 보여서 눈물이 나요. 아직도 너무 많이 울어요.

저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아요. 사실 무서워요.

가족 애인 친구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제 짐을 나눠주고 싶지 않아요.

병이 난 개가 건강한척하는 것처럼 저는 열심히 건강한 척 살고 있어요.

약은 더 먹고 싶지 않아요.

그냥 빨리 마음이 건강해지고 싶어요.

행복해지고 싶어서 긍정적인 생각, 좋은 책, 요가 정말 노력하는데 왜 아직 밤마다 우울한지 모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마인드카페 유저들의 공감과 댓글

마카: 마인드카페 유저를 지칭하는 단어

저 또한 그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재미가 없더라고요. 이런 날 저런 날 다 있지만 이겨내면 꼭 좋은 날은 와요. '항상 나는 우울하고 나는 왜 살지' 이런 생각 비교하지 마시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그래야 남들도 막대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일이 있음 그쪽으로 매진하세요. 포기하고 싶은 날 언제든지 많겠지만 다짐하시고 꼭 성공하시길 바랄게요. 오늘도 수고했어요.

- 마인드카페 유저의 힘이 되는 댓글 -

누구나 생각하는 인간이라도 다 경중의 차이이지만 우울감은 있어요!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작은 일을 행하는 동기와 과정서 작은 만족을 얻고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감사와 작은 만족을 하며 목표를 새우고 천천히 꾸준히 시도해보세요.

-마인드카페 유저의 힘이 되는 댓글 -

우리 함께해요. 매일 들어와요.. 고민 나누고 답변도 해주고 위안을 얻기로 해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다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저도ㅎㅎ

- 마인드카페 유저의 힘이 되는 댓글 -

마인드카페 함광성 전문 심리 상담선생님의 답변

마인드카페 함광성 심리상담사

맥주의 거품 걷어내기

마카님 안녕하세요. 저는 마인드카페 상담심리전문가 함광성입니다.

용기 내어 마카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 오랜 시간 우울감으로 고통받고 계셨군요. 약물 치료도 받았고, 모든 삶의 환경도 전반적으로 좋아졌고, 나름의 노력들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건강해지지 않는 것 같아서... 대체 원인은 무엇인지, 왜 나아지지 않는지 너무 답답하고 막막한, 그리고 무력한 마음이 드실 것 같습니다.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우울뿐만 아니라 모든 감정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쑥불쑥 우리를 찾아와서, 우리를 기쁘게 하기도 하고, 괴롭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춤추게 하고, 때로는 꽁꽁 묶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특정한 감정을 ‘안 느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불쑥불쑥 찾아온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거품이 잔뜩 낀 맥주잔을 떠올려볼까요? 여기서 거품을 ‘우울’이라는 감정으로 대입하여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거품을 없애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거품을 다른 도구를 이용해서 강제로 퍼내는 것입니다. 약물치료가 이런 경우에 해당하겠지요. 약물을 사용하면 비교적 빠르게, 그리고 강력하게 우울감이 감소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무작정 기다리는 것입니다. 감정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농도가 옅어집니다. 아마 지금도 저녁이 되면 깊은 우울감에 빠졌다가도, 시간이 지나고 낮이 되면 어느 정도 덜 우울해질 것입니다. 다만 이 방법의 문제는 그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너무 괴롭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감정과 거품은 사실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감정’이란 근본적으로 알아차리고, 표현하면 농도가 옅어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카타르시스’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마카님의 우울감이 지속되는 원인 중 하나는 마카님의 우울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지 않고 혼자 간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적어주신 내용 중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다. 사실 무섭다’라는 말이 계속 마음에 걸리네요. 마카님께서 어쩌다가 혼자서 끌어안고 견뎌내는 방식이 익숙해지셨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고,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하물며 ‘건강한 척’살고 계신다고 하니... 그 불일치감에서 오는 불편함도 얼마나 크실까 싶습니다.

내 힘든 감정을 나누고 표현하는 것은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이기적인 것도 아닙니다. 상대방이 어떠한 이유로 거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카님이 그런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마카님의 힘든 얘기만을 들어달라고 요구한다면 그게 이기적인 것이지요.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마카님의 우울한 감정의 농도를 옅어지게 하려면 누군가에게 마카님의 힘든 감정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자주, 많이 이야기하셔야 합니다. 표현되지 않는 우울한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일시적으로 농도가 옅어졌다가도, 불쑥불쑥 다시 나타나 점점 더 강력하게 우리를 흔들어 놓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마카님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마카님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마카님 주변의 가까운 사람에게 마카님의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게 두렵고 어렵다면, 심리 상담을 통해서 마카님의 힘든 이야기를 표현해보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마카님의 우울의 농도를 얕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심리 상담에서 마카님의 맥주잔에 왜 자꾸 거품이 끼게 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맥주를 따르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면 다른 방식으로 맥주를 따라보는 연습을, 맥주잔에 어떤 균열이 생긴 상태라면 균열을 메꾸는 치유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카님께서 맥주잔의 거품을 잘 걷어내고, 맛있는 맥주를 드실 수 있게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마인드카페 해시태그: 전문상담, 우울, 우울증, 카타르시스, 약물치료, 심리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