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담자로서 본인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Pro 전문상담사 박정미입니다. 저는 심리상담을 하는 내담자들로부터 아빠처럼 든든하다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우리는 든든한 사람이 있을 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지요. 저는 내담자의 독특하고 고유한 특성이나 가치관이 자신과 타인을 해치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 적응적이라면 어떤 것이든 수용하고 존중합니다. 그리고 내담자가 기대하고 소망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돕습니다. 저의 이러한 개방적이고 지지적인 특성이 내담자분들께 든든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2. 심리상담자가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20대에는 경제적인 부분이 어려워서 제 삶의 의미를 찾기 보다 금융권에서 근무하는 등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직업들을 가졌습니다. 이후 경제적인 부분이 안정되고 제가 삶에서 기대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면서 가톨릭 교리신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습니다. 그 과정 중에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지도하는 일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주는 심리적 문제들이 있고, 그 문제들이 현재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 또한 심리적 어려움이 있었던지라, 그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을 깊이 이해하고 돕는 것에 많은 한계가 느껴졌어요. 그래서 제 자신과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심리상담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3. 심리상담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심리상담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자세히 살피고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이해해서, 자신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혼자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어린시절에 자신의 양육자가 통제적이고 권위적인 경우 아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권위자에게 순종하며 자신을 지키게 되는데요. 성인이 된 후에도 관계에서 타인이 자신을 부당하게 침해할 때, 자기주장을 하지 못하고 순종하게 된다면, 결코 자기자신을 지킬 수 없게 됩니다. 이런 경우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연습할 수 있도록 돕게 됩니다.
4. 심리상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상담도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심리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상담자와의 관계가 안전하게 느껴져야 너무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워 그 어디에서도 하지 못한 말을 꺼낼 수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꺼내보지 못했던 마음을 하나 둘 들여다봐야 치유가 시작됩니다. 상담자와의 안전한 관계는 그런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래서 저는 내담자분들이 상담자를 자신을 보호하고 도와줄 수 있는 든든한 사람으로 느끼길 바래요. 그럼 내담자분들이 마음놓고 기댈 수 있으니까요. 또, 때로는 자신처럼 삶의 고통을 견뎌내야 했던 평범한 사람으로 느꼈으면 해요. 자신만 취약한 것이 아니라는 안심을 통해 내담자분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함께 하려고 노력합니다.
5. 선생님이 내담자일 때의 경험을 듣고 싶어요.
저는 어린시절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내야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은 제가 세상을 믿을 수 없고 막막하게 느껴지게 했기 때문에, 저는 좋은 사람 &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상담공부를 하면서 제 자신이 누구보다 상담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는데요. 심리상담을 통해 제가 좋은사람이라는 기준을 맞추려고 애쓰느라 정작 제 자신의 감정이나 소망은 좌절시키면서 스스로에게 함부로 하고 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선생님이 '그건 엄마가 나빴네' 하며 내 편이 되어주기도 하시고, '그땐 그게 너의 최선이었다' 라고 비난 받을까봐 숨겨둔 부끄러운 행동의 가치를 인정해 주시기도 하시면서 제가 슬프면 같이 슬퍼하고 기쁘면 같이 기뻐해주셨어요. 그 과정을 통해 제가 뭔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제 자신을 온전히 수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6. 지금 심리상담을 망설이는 분들께 꼭 해주고 싶은 말을 들려주세요.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고,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경험을 하게 될 때도 있지요. 그러나 삶을 살아가려면 그런 것들을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서 끌어안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현실을 살아가려고 애쓰는 나를 인정해주고, 또한 부끄럽고 초라해서 숨기고 싶은 나의 모습도 용서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때로는 나의 불행감이 너무 크게 느껴져 마치 나 혼자 광야에 서 있는 것처럼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혼자서 자신의 삶을 끌어안기 힘들게 느껴진다면, 마음 따스한 상담자에게 기대어 함께 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7. 마인드카페Pro의 비대면 심리상담의 장점을 알려주세요.
심리상담에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나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으면서도 꺼내놓기 겁나서 도망가고 싶은 마음 또한 느끼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전화상담이나 채팅상담은 대면상담에 비해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자신의 취약한 부분을 공개하는 것이 덜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또한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시기에 편안한 공간에서 즉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치료적 효과성이 높습니다.
8.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진로 고민하는 분들께 한 마디 해주세요.
흥미가 가는 것이 특별히 없거나 잘할 수 있는 것이 뭔지 모를 수 있어요. 그러나 지금 좋아하는 것을 모른다고 끝까지 안 생기는 것도 아니고, 지금 좋아하는 것이 있다고 끝까지 그걸 좋아하는 것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환경적인 혹은 성격적인 변화로 인해 진로도 변하는 거죠.
저는 어린시절 꿈이 세계를 유람하는 화가였어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가 바라는 진로를 가지기 어려워서 그냥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을 가지기도 했죠. 그러다 드디어 그림을 배울 기회가 생겼고 각고의 노력 끝에 타인의 그림을 지도하는 선생님이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림을 배우려고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견제하고 헐뜯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제가 진짜 원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어요.
나는 어떤 삶을 살고싶은 걸까?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져야 살만하게 느껴질까? 그런 고민 끝에 신학과 심리학을 공부하고 지금의 심리상담자의 길을 걷게 되었지요. 그래서 적성을 발견하지 못해 진로를 고민한다면, 어떨 때 삶이 살만하게 느껴지는지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있음을 느낄때 행복하다면 사람들 속에 있을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고 그 중에 자신이 좀 더 잘해낼 수 있는 업무적 영역을 개발하면 됩니다. 그때 자신의 성격적 특성 또한 함께 고려해야 하고요.
예를 들어볼게요. 외향적인 성격이라 사람들을 돌보고 보살필 때 삶이 즐거운 사람이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엑셀로 재무제표를 산출하는 일을 한다면 돈은 벌어도 삶이 참 지치고 의미없게 느껴질 거에요. 반대로 내향적인 성격으로 꼼꼼하며 계획적인 일처리로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이 사회복지사로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 매일이 버겁고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될 거에요.
적성을 알아도 마찬가지에요. 미술을 좋아하나 내향적이고 자기주장이 뚜렷하여 자율적이고 여유로운 작업환경을 선호하는 사람이 협업과 마감시간에 쫒기는 애니메이션 팀작업을 한다면 좋은 수행 결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러니 적성 뿐만 아니라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거에요.
그런데, 이렇게 진로를 찾기 위한 자신의 적성과 성격은 앉아서 생각만으로 알게 되기는 어렵더라구요. 당장 흥미가 있지는 않더라도 친구가 뭔가 하면 따라서 경험해보거나, 부담없이 시도할 수 있는 알바나 자원봉사 등을 시도해보면서 자신의 흥미영역과 적성영역을 발견해보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실패가 없기를 기대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제한됩니다.
9. 심리상담을 받으면 불안정애착이 정말 안정애착으로 변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신분석가 위니캇(winnicott)이 제시한 충분히 좋은(good-enough)엄마는 아이에게 보듬어주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충분히 좋은엄마는 아이의 정서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용해주고 감정적으로 힘든 것을 함께 버텨주게 되는데요. 이런 엄마에게 자란 아이는 낯선 세상을 탐험하다 불안해지면 엄마 품으로 돌아와 안심하고 쉴 수 있게 됩니다. 즉, 충분히 좋은 엄마는 아이에게 안전기지 역할을 해줍니다.
이렇게 엄마처럼 중요한 대상과 아이 사이에 형성되는 애정어린 유대관계를 애착이라 부르고 애착이 자연스럽고 적응적으로 형성된 상태를 안정애착이라고 하지요. 그러나 반대로 그런 환경적인 제공을 받기 어려운 아이는 불안정애착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애착욕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갖고있는 본능적인 것이기 때문에 인간은 관계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줄, 심리적 엄마가 되어줄 수 있는 대상을 찾게 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타인과 그런 무조건적인 관계를 맺기는 어렵죠. 그래서 늘 관계에서 갈등이 많고, 안전하게 의존하여 독립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세상이 늘 막막하고 두렵게 느껴져 스스로에 대한 부적절감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심리상담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애착대상, 즉 충분히 좋은 엄마가 되어줍니다. 내담자의 감정에 적절하게 반응하고, 투사를 받아들이고, 안전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위험한 감정들이 안전하게 분출될 수 있도록 돕는 안전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내담자는 그동안 느끼거나 생각하면 고통스러워 억압했던 정서와 사고를 알아보면서 새로운 정서조절과 적응적인 사고패턴을 형성해 나가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상담자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안전기지를 형성하여 외부세계와 좀 더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수립할 수 있게 되고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안정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10. 상담자에게 서운한 감정 등을 말하지 못하는 내담자들이 종종 있는데요. 이분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어린시절 중요한 관계에서 방치되었거나, 고립 또는 학대를 당하게 되면 고통스러운 정서를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그런 것을 느끼지 않으려고 자신의 정서나 감각을 억압하여 안전감을 유지시키게 되는데요. 그런 경우 자신의 정서나 사고와 접촉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경험하는 정서를 부인하거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경우, 슬프거나 화가나서 감정을 표현했을때 '왜 그런 걸 느껴. 이상하네.' '나는 안 그런데 넌 너무 예민해' '그런 일로 화내면 안 돼' '그건 슬픈 게 아니고 졸린거야' 같은 자신의 경험과 맞지 않는 판단이나 비난 등의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왔다면 자신의 경험을 신뢰할 수 없게 되었거나 자기 마음을 감추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상담관계는 일상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와 달리 안전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보고 수용받을 수 있는 관계입니다. 감정은 틀리고 맞는 것이 없습니다. 자신에게 경험되는 서운하고 서럽고, 화나고 슬픈 감정들은 모두 본능적인 정서로 당연한 감정들입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은 표현해서 이해받고 해소되지 않으면 마음에 쌓여 거리감을 만들게 됩니다. 결국, 진솔한 관계를 어렵게 만들죠. 주저되고 망설여지겠지만 자신에게 경험되는 감정들을 소중하게 여겨주고 표현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랍니다.
상담자가 '그랬군요. 그렇게 생각이 들면 서운했겠어요. 말해줘서 고마워요' 또는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미안하네요. 어떤 말을 해주길 기대했어요?' 처럼 받아주고 기대를 물어봐주는 반응을 보며 안심하는 경험을 통해 상담자와 더 친해지고 자신을 더 잘 돌볼 수 있는 방법들을 배워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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