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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카페 Oct 07. 2019

예쁜 말 못듣고 자란 사람의 최악의 인간관계

마인드카페 전문(공개)상담

저는 어릴 때부터 상처가 많아요,

그래서 인간관계가 최악이에요.


<마인드카페에 올라온 고민 사연>

마인드카페의 고민 사연은 모두 익명 보장이 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상처가 많아요. 

아빠는 없고, 엄마랑도 떨어져 살고, 할머니랑만 살았어요. 

할머니는 엄한 분이셔서 저한테 다정한 말 예쁜 말 해주지 않았어요. 

때리고 욕하고... 그렇게 학교에 가면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다른 선생님들도 욕하고...

그러다 10대 중반에 다시 엄마를 만나 아예 말도 모르는 외국에 나와 살게 되었어요. 

주변 사람들의 차별과 비웃음을 매일 받으며 학교도 거의 출석일만 채우고 졸업했어요. 

겨우겨우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 준비할 때 즈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교회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죠. 진지하게 결혼하려고 했어요. 

매일 꾸준히 그를 위해 기도하고, 정말 사랑했어요. 그런데 중간에 어떤 다른 여자가 끼어들어 필사적으로 

방해를 하더군요. 그 남자를 좋아한다고. 저를 괴롭히고 교회 속에서 제가 있을 자리를 뺏더라고요. 

게다가 결혼을 생각했던 그 남자는, 평생 잊혀지지도 않을 심한 말로 저를 버렸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를 방해하던 그 여자와 결혼했어요.

정말 죽고 싶었어요. 매일 출근마다 다리를 건너는데, 

매일 그 다리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억누르며 겨우 3년 넘게 지내왔어요.

마음의 상처 때문인지 일도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몇 번 이직하다가 지금 정착하고 있는데, 

제가 다른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어제 이야기를 들었어요. 말을 예쁘게 포장할 줄 몰라, 

악의 없이 했던 말들이 딱딱한 제 말투 때문에 조롱하고 비웃는 것 같대요. 

일을 빨리하려고 집중하고 있으면 표정이나 말투가 날카로워 동료들이 다 싫어서 제 뒷담 하고 있었대요. 

원래 표정도 말투도 살갑지 않은데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상처받으니 개선하래요.

그 말을 듣고 제 자신이 한심하고 한심해서, 존재가치가 없는 것 같이 느껴져 몇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오열했어요. 

예쁜 말, 살가운 표정 하나 제대로 짓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했어요. 

정말 죽고 싶은데 죽지도 못할 답답한 심정이라 울고 울고 눈이 팅팅 붓도록 울었네요.

여태껏 나에게 갑자기 짜증 내고 갑자기 연락 끊고 사라진 사람들, 다 나 때문이었구나 싶어 절망스러웠어요.

저는 여태껏 평범하게 대하려고 노력한 것들이, 다른 사람들 눈과 귀에는 지나치게 딱딱하고 

직설적이고 비웃는 것처럼 느껴진대요.


어떻게, 마음에 없는 미소를 매일 입에 걸고 가식적으로 내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단어들로 

말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전 그 연기가 너무 힘들어요.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뒤에서 남 뒷담화하는 이중성도 너무 피곤한데...

다들 그렇게 살아가니까 나도 그렇게 살래요.

꿈에는 매일같이 교회에서 만난, 사랑했던 남자가 나와 저를 괴롭게 만듭니다. 

이젠 교회와 교회 사람들 자체에 트라우마가 너무 커 다시는 교회와 엮이고 싶지 않아요.


예쁜 말 다정한 말 예쁜 표정 지을 줄 모르고 자란 저에게는, 

나이 30이 다 되도록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너무나도 힘이 드네요.



마인드카페 유저들의 공감과 댓글

마카: 마인드카페 유저를 지칭하는 단어


저는 마카님보다 나이는 어린 아직 학생입니다. 초반에 마카님 글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때리는 게 무관심으로만 바뀌였을 뿐, 제가 지금까지 살았던 삶과 비슷한 인상이 있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차분하지만 세상 물정은 잘 모르는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세상에 대해 눈을 튼 것은 사회성이 강한 아이들이 저를 왕따시켰을 때, 어떤 한 아이의 스토킹에 마음고생하고 얘들에겐 꼴불견이 따로 아닌 취급을 받을 때. 결국 저는 외국으로 간다는 부모님 말씀에 바로 동의를 했습니다. 초등학생 주제에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거든요. 유학 생활이 좋게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힘든 게 터진 건지, 사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는 미쳐갔고, 당연히 첫인상은 안 좋았습니다. 주변 사람들 모두 무관심이었을 뿐, 도와준 것은 당시에 보고 있던 웹툰 하나였으니까요. 동시에 낮은 점수도 익숙지 않은 영어 실력으로 부단히 올라갔습니다. 와중에는 꼭 한 번씩 주저앉았지만요. 최근도 결국 주저앉고, 나아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영어 등이 성장했다고 생각한 거와 달리 한국에서는 힘도 못쓰니까 모든 걸 잃은 것 같았습니다. 나아가 보통 한국 얘들도 아니고 어정쩡한 상태에 제가 앞으로 어떻게 갈지도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있던 꿈도 점수가 안돼 버렸고요. 저는 친구가 없던 때가 6-7년 이였습니다. 나중에 전학생이 절 받아주기 전까지는요. 드디어 사귄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지금도 영 순탄치는 않은 생활입니다. 저는 사회성이 너무 많이 뒤처져 있고 기회를 잡아도 놓치는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학교에서 결국 또 겉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얘들이 보기에는 말도 딱딱하고 적극적이지 않고 (조용하고) 다가가지를 않으니, 답답했을까 싶습니다. 근데 이게 몸으로 잘 지켜지지 않네요.. 제 하소연만 넣은 것 같아 좀 그러긴 하지만, 그냥 마카님 같은 삶 사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 고민이 이해가 가요. 지금 마카님 그래도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힌 것 같고 본인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이 듭니다. 미래에 조금이나마 밝은 날이 있었으면 합니다

- 마인드카페 유저 -
저도 지금 직장에서 같은 경우를 겪고 있는데 결국은 우울증이 와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요 힘내야 하는데.. 힘드네요.. 근데 마카님의 글을 보니 너무 마음 아프고 만나서 위로해주고 싶을 정도에요.. 저도 지금 무척 힘들지만 힘내봐요~우리!! 언젠가 더 좋은 사람 만나셔서 행복하실 수 있어요^^

- 마인드카페 유저 -



조지훈 전문 심리 상담선생님의 답변

마인드카페 조지훈 심리상담사



우울은 사람의 눈을 가리고 작은 틈 사이로 부정적인 것들만 보게 만든다.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 카페 프로 상담사, 임상심리전문가 조지훈입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의 사연을 읽어보면서 너무도 답답하고 마음이 아파 공개상담을 작성하게 되었어요. 사연을 읽어보는 제 마음도 이런데 마카님은 얼마나 답답하고 좌절스럽고 힘드실지 짐작조차 하기 힘드네요.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많은 상처들이 마카님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가족에게서 받았던 상처, 학교에서 받았던 상처, 교회에서 받았던 상처,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았던 상처, 그리고 동료들에게서 받은 상처들까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견뎌내셨을지 가슴이 아픕니다. 한편으로는 어쩌면 이 상처들이 마카님이 대인관계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돼요. 마카님이 사연에 적어주시지는 않았지만, 마카님의 마음속에 있는 우울감이라든지 좌절감, 외로움과 같은 감정들이 마카님을 괴롭히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잠도 오지 않을 수 있고, 식욕도 없고, 일에 집중하기도 힘들다고 느끼고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의 집합을 우리는 '우울증'이라고 부르지요. 우울증이 우리에게 미치는 가장 큰 영향 중 하나는 어쩌면 우리의 눈을 가리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들에 대한 시야를 가리고, 부정적인 면들에만 주목하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그리고 끊임없이 부정적인 면들을 들춰내고 생각하게 만들어 우리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힘들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하지만, 과연 우리가, 마카님 자신이 우울증이 만들어 낸 나의 이미지처럼 부정적인 면들이 가득한 사람인지는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어쩌면 좁은 시야로 나쁜 면들만 계속해서 들춰보았기 때문에 내가 부정적인 사람처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나 자신의 부정적인 면들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이 들 때, 그것을 알아차리고 잠시 멈춰서 이 생각이 과연 100% 맞는 것인지, 그리고 그 어떤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들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내가 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멈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드리고 싶어요.


이러한 과정들이 쉽지는 않겠지만, 우울증이 나 자신을 반복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던 것처럼,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해본다면 작은 변화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저희 마인드 카페 상담사들이 항상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길 바랄게요. 마카님이 아픔들을 극복하고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고 그것을 향해 변화해 나아가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인관계 #가족 #스트레스 #상처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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