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헛헛하지 말아요.그대
결혼을 하면 보통 살이 찐다고들 말을 한다.
이 말에서만 보면 나는. 그리고 우남씨(=우리집에사는남자)는 철저히 보통 사람의 범주이다.
먹는것에 어찌나 충실한지. 마치 모든 것을 처음 먹어보는 것처럼(특히 내가 그러는건 안 비밀)
무엇을 먹어도. 둘이니까 더 씐나게 먹고 즐기고
그러다 보니 먹는거 자체가 즐거운. 그런 경지에 도달해버린 느낌이랄까.
따라오는 결과는 당연하다.
우남씨의 맛집에 대한 정확한 촉(!)과 나의 식성이 만나서
결과는 손가락 까지 포동포동 살이 올랐다. 발등에 살이 쪄서 신발이 터지는 느낌이였다.
누가 말했는가. 맛있으면 0칼로리라고. 그 말에 더 이상 위로 받을수 없게 된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혼자 살 때는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배고프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 끼니를 챙겨 먹지 않았다.
혼자서 굳이 뭘.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지금과 같이 그 당시에도 점심, 저녁이 존재하고 술자리가 존재했는데 말이지.
어쩌면 나는 혹은 지금 혼자 있을 당신은
외로움에 배가 부르고, 헛헛함이 마음을 채워
배고프다는 생각을 못 했던 게 아닐까
맛있는 무언가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따스함이 그리웠던 건 아닐까
결혼을 하고 우남 씨와 밥을 먹다 보면
누군가와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운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으며 오늘 하루의 소소함을 나누고
술 한잔하며 내일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그러다 보면 헛헛했던 마음도, 출출해도 배도 꽉 채워지는 걸 보면
분명 음식만 가득 먹은 건 아닐 것이다.
그 시간에 따스함이 그대와 나의 몸에 스며들어 헛헛함이 사라진 것이 아닐까
그러니 비록 나의. 그리고 그대의 손가락이 조금 더(?) 포동포동 해질지언정
오늘만큼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도 좋고
그동안 같이 식사를 못했던 부모님도 좋고
업무로 치열했던 동료도 좋다.
그 누군가와 밥 한 끼로 서로의 따스함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