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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에 Mar 31. 2023

내일이 왔으면 하는 이유를 써볼래?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보다 어렵지?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가수 타블로가 '청춘 페스티벌'의 한 강연에서 이런말을 했다.

"인간은 불행에는 관대하고 행복에는 매우 엄격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그러고는 종이에 내일이 왔으면 하는 이유를 써보았을 때, 반대의 경우에서보다 상대적으로 쓰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뭔가 거창하고 거룩한 것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정말 매일 매일 죽고 싶은 날들이 있었다.

눈을 떴을땐 이생이 아니었으면 했다.

죽을 용기는 없어서 내 마음을 내 몸을 괴롭혔다.

매일 취해 있었고 영양실조에 걸려 뼈만 앙상한 몸둥아리에 핏물을 뚝뚝 떨어뜨리게 했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덜 아프겠지 라는 바보같은 생각에 내 몸을 더 괴롭혔다.

숨만 붙어있는 시체...

그런 딸을 보는 아빠는 혼자서 숨죽여 우셨다.

어떤 위로도 들어먹지 않아 그냥 함께 우는 거 말고는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셨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도 죽고 싶은 날이 있었어?"

"왜 없었겠어. 너 고등학생때 생각나? 큰아빠가 사업에 망하고 아빠가 보증서서 아빠 월급 다 차압당하고 집까지 넘어가게 생겼었을때 그때 우리 다섯식구가 어떻게 살아야하나... 너무 깝깝한거야... 근데 거기에 아빠 승진시험까지 있는데 시험 볼 책을 펴 보면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거야...그냥 다 그만두고 싶었어. 너희들을 너무너무 사랑했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 그런데 딱 죽고 싶은거야... 그 당시엔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죽으러 산을 올라갔어. 미친 사람처럼 오르고 오르고 내가 죽을 나무 앞에 섰는데 한없이 울다가 오늘은 아닌거 같아 내려왔어. 그 다음날부터 죽을 곳을 찾아 다녔었어. 여기서 죽을까 저기서 죽을까 해만 지면 동네를 미친듯이 돌아다니고 다시 산을 오르고... 그러면서도 너무 웃긴게 시험 볼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으면서 돌아다녔어...앉아서 책을 읽었을 땐 글자가 하나도 안 들어오더니 돌아다니면서 책을 읽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거야...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죽으려고 했던 생각이 점점 사라졌던거 같아... 그리고 승진시험을 봤는데 그때 50명 정도 승진시험에 15명만 승진 되는거였는데 전국에서 만점이 딱 3명 나왔는데 내가 그 중 한명이었어... ."

그렇게 이야기 하시면서 한참 함께 웃었다.

너무 슬프고 기쁘고 애잔한 마음이 함께 와서 눈물이 났다.

아빠는 " 많이 힘들고 죽고 싶으면 걷거나 뛰거나 오르거나 ... 아빠는 이걸로 다시 인생을 시작 할 수 있게 되었어..."


나는 지금 매일 뛰고 있다.

몸이 건강해지면서 마음도 건강해졌다.

지금 이 글을 쓸 수있는 건강한 사람이 되었다.

아직 모든게 100% 회복되진 않았지만 내 상처로 다른 사람의 상처를 어루 만져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때의 아빠에게 가서..."아빠 어떻게 견뎠어? 너무 힘들었지? 괜찮아! 괜찮아!" 라고 안아주고 싶다.


위로는 그 사람 자체이다.

아빠의 상처가 내 상처를 덮어주었다.

나 때문에 아빠가 미리 아팠던걸까?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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