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기준이 달라졌다
지금까지 지난 과거의 시장이 어땠었는지 그리고 시대적 흐름에 따라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같이 살펴보았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고객의 기준이 달라졌다는 것.
과연 우리는 이것을 모르고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나도 모르게 그러한 소비행태를 보이면서도 정작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판매할 때에는 그것을 간과한 체 이전의 방법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인지하고 있든 인지하지 못하고 있든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거나 두려움에 휩싸여 다른 선택과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장에서는 철저하게 고객 관점으로 고객의 달라진 기준을 설명해 보겠다.
이미 '판매자가 걸리는 불치병'에 대해서 설명했지만 여기서 한번 더 강조하고 싶다.
혹 판매자가 걸리는 불치병에 대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보고 이곳으로 돌아오시는 것을 권장드린다.
이 책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은 분명 아주 높은 확률로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거나, 혹은 판매하기 위해서 준비중인 판매자이실 것이다. 그래서 분명 고객의 관점보다는 판매자의 관점을 더 많이 가지고 계실 것이다. '아닌데요? 저는 고객들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어요!' 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분명 있으실 터. 하지만 의식적으로 계속해서 고객 관점에 집중하지 않으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판매자의 관점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생존과 직결되기에 뇌는 본능적으로 판매자의 관점으로 우리를 집중시킨다.
잘 하고 계신 독자분들의 사기를 꺽고자 함이 아니다.
그만큼 고객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너무 노하지 마시고 천천히 들어보시길 부탁드린다.
지금 시대의 고객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결제하는 기준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싸고 괜찮은 제품인가?
2. 나를 인정해주고 높여주는 제품인가?
지금 이 책을 읽는 것을 잠시 멈추고 나 자신의 소비 패턴을 한번 돌아보자.
어떤 제품을 소비하고 있고, 그 제품을 결제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지금 현 시대를 살아가는 고객들의 관점을 약간이나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지대에 걸쳐있는 소비도 있을 것이다. 가격이 그닥 싼 것은 아니지만 적정 수준의 만족도를 느꼈기 때문에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분명 그 브랜드는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지 않거나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더 던져보겠다.
'1번으로 분류되는 제품의 브랜드 이름을 기억하는가?'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였기 때문에 신뢰를 기반으로 구매한 것이 아니라면 그 제품을 어떤 브랜드가 판매하고 있었는지 브랜드의 이름을 기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이다.
고객의 기준에 더이상 중간 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간지대에서 수많은 판매자들간의 피터지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고객들을 그러한 현상에 관심이 없다. 고객의 머리속에 이름이 기억되지 않는다면 결국 다른 경쟁사가 더 좋은 제품을 더 낮은 금액으로 들고 전쟁에 참여할 것이기에 금새 잊혀지고 그렇게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게 된다.
SNS의 영향으로 나의 삶을 다른이들의 삶과 비교하는 것이 자동화 되었고, 동경의 대상들이 구매하고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고객들의 전체적인 기준과 소비 패턴이 상향 조정 되었다. 경기가 좋지 않고 쓸 수 있는 돈은 더 사라져만 가고 있기 때문에 기준이 높아진 고객들은 더 양극화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싸든지 아니면 비싸도 좋으니 나를 높여주던지 결정하라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이제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정답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방향성은 명확하다.
오랫동안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고객의 관점 변화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어떠한 포지션에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 것인가를 아주 세밀하게 기획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해야한다.
어렵다. 너무나 어렵다. 차라리 1+1=2 처럼 정답을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정점을 찍었던 기업 대표님들도 한결 같이 말씀하신다. "정말 어렵네요..."
그분들이 실력이 없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일까? 제품의 품질과 연구 개발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다. 그만큼 큰 변화가 빠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미국과 일본에서 이미 있었던 사회적 현상이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아가는 고객들이 많은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사회적 현상이다 말할 수 있다.
이전 쳅터에서 다룬 것처럼 이제 대세가 이렇다 하여 우르르 달려가 그것을 추종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이미 많은 것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객의 개인화 현상.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남들에게 보여지지 않는 것은 가격을 기준으로 선택하지만,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은 그것이 상당한 고가의 제품이라 할지라도 나를 높여주는 만족감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즐겁게 소비하였다. 이러한 문화가 하나의 흐름처럼 한국을 뒤덮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를 지나고, 이미 그렇게 대중의 흐름에 따라 고가의 제품들을 비슷하게 소비했던 사람들은 금새 똑같은 제품들이 차고 넘치는 것을 SNS를 통해 확인하면서 더이상 내가 빛날 수 없기에 그러한 소비에 대한 실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고가의 제품은 소수만 누릴 수 있고 자랑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저기 나와 동일 한 제품을 들고있는 것을 이전보다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소수의 자랑, 나만의 자랑'이 아닌 것처럼 되었다.
그래서 이제 고객들은 더 깊이 들어가 나의 모습 그대로 나를 표출할 수 있는 브랜드에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대세의 흐름을 주도하는 우월감과 같은 느낌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높여줄 수 있는 브랜드에 가치를 느끼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단어가 있다.
같이 다시 문장을 살펴보자.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높여줄 수 있는 브랜드에 가치를 느끼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화
어떤 단어들이 눈에 들어오는지 지금 잠시 생각해보자.
이 문장을 짧게 두가지로 정리해 보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1. 나 자신
2. 가치 소비
이 단어는 이성적인 단어라기 보다는 오히려 감성적인 단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나 자신이 소중한 시대이다.
회사에 나의 청춘을 바친다면 정년은 어느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가 끝이났다. 어느것 하나 비싸지 않는 것들이 없고 이미 가격이 높게 뛰어올랐던 것들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이상 대학이 나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으며 그 어떤 것도 나의 미래를 탄탄하게 지켜줄 수 없다. 월급보다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고 있고 점점더 내가 소비할 수 있는 금액은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진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더이상 진리가 아닌 것을 확인하면서 점점더 모두가 무조건 따라야하는 그런 길은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은 이제 '나 답게' 살고 싶어한다.
그동안은 사회적 분위기, 강압적 교육으로 인하여 다른사람의 인생을 사는 것 같은 삶을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럴 생각이 없다. 이미 그 기준이 답이 아닌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나의 관점에 맞는,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이직할 준비가 되어있고, 언제든 기회만 된다면 직장을 벗어나 다양한 도전을 하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지금 시대의 소비자들이 80-90년대 문화를 이끌었던 오렌지족의 발언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렇게 입고 다니시는지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이게 좋거든요!"
맞다!
이제는 누군가를 따라하기 보다는 나 답게 살고 싶고, 나 답게 소비하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나 자신을 세상에 멋지게 드러내고 싶다!
그리고 그런 나의 모습을 인정받고 싶다!
이것이 이 시대의 고객 관점이다.
이제 우리는 두가지 선택지 밖에 남지 않았다.
혹시 아직도 이전의 방식이 안전하다 생각하여 그 방법을 그대로 유지하기 원하신다면 그것도 각자의 선택이니 존중한다. 하지만 적어도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길 희망한다면, 고객들의 달라진 관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브랜드의 매력만 발산하면서 사달라 말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제 고객들과 함께 사랑의 마음을 나누는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자.
브랜딩을 해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