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자세한 계획
10년에서 6년까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다면 잠시 내려놓고 한번 쭉 살펴보자.
흐름에 맞지 않는 부분이 없지는 않은지, 본질적인 브랜드 가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선택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 다른 사람들의 방식을 따라 하느라 나의 기준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와 같은 부분들을 생각해 보면서 검토해보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기획은 완벽한 일정을 만들기 위한 기획이 아니다. 당장 내일부터는 운동하겠다 마음 먹지만 다음날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완벽한 브랜딩 일정이 나왔다 하여 얼마나 그것에 맞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하지만 명확한 그림이 보이고 내가 그것을 달성하는 것에 재미와 의미를 느낀다면 조금 더 책임감 있고 완성도 높게 브랜드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 확실하다.
10년의 기획은 브랜드 생애 전체를 한번 접해보고 기준을 다시금 마음속에 되새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자세한 일정은 1년 그리고 오늘 챕터에서 자연스럽게 만들게 될 것이다. 그러니 10년, 5년은 조금 마음 편하게 즐기듯이 해보시면 좋다.
이제 5년의 단계로 넘어가 보자.
10년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이 떠오를 수 있다.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들이 아니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오히려 더 폭넓게 가능성을 열고 사고하는 것이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계획들이 나올 수 있다.
5년에서 2년 차에 이르기까지 계획을 세워보자. 이번 챕터 역시 역순으로 진행하면서 연도별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월별로 10년 챕터에서부터 이어지는 부분들을 잘 연결하면 된다. 물론 10년 챕터에서 나온 것은 아니지만 10년 뒤 완성될 브랜드의 모습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 5년 이하의 프로젝트들이 나올 수 있다. 그것도 너무 좋은 생각이다. 10년을 기획했을 때보다는 조금 더 피부에 와닫는 년도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세부적인 구도가 떠오르기도 하고 더 선명한 방법들이 떠오르기도 할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 모든 과정에서 잔소리처럼 집요하게 말씀드렸던 고객과의 관계 형성이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된다. 고객들과 10년 뒤 어떤 모습으로 함께하고 있을 것인지, 어떤 문화를 만들고 있을 것인지 고민했었기 때문에 기록에 남아있을 것이다. 매우 중요한 핵심 가치이니 각 연도의 기획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되겠다.
어떻게 하면 우리 고객들과 더 친밀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우리 고객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삶을 개선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와 함께 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문제 해결을 맛볼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면서 궁극적인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계획들을 세워보자.
사업 선배들이 이런 말들을 많이 해주셨었다. 고객에게 집중하면서 사업이 3년을 버티면 그 이후는 어떻게 해서든 버틸 수 있다는 말이다.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말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많은 것들을 경험한 선배들의 조언이니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잘 마음속에 담아두면 좋을 것 같다. 5년의 기간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 생각된다. 많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혹 매출은 목표치에 이르지 못해도 팬덤을 구축하면서 충분한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수도 있다. 또한 다양한 장애물과 유혹 속에서 치열한 전쟁이 여러 번 치러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소중한 과정을 고객들과 함께 관계를 맺으며 보내지 않으면 계속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정말 중요한 위기의 순간에 브랜드를 지켜줄 고객들이 없기에 브랜드는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그 어떤 고객의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도 받아보지 못한 채 조용히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니 5년의 단계에서도 고객과의 관계가 빠지지 않게 꼭 넣어보자.
브랜드를 운영하는 우리는 언제나 완벽한 모습, 아름다운 모습, 흔들리지 않는 모습만 보여주어야 한다는 완벽주의 성향의 강박이 있다. 틈이 보이거나 부족한 모습이 보이면 고객들이 실망하고 떠나갈 것만 같고, 나 자신 또한 그런 모습이 고객들에 노출되는 것이 죽기보다 싫다. 하지만 생각보다 고객들은 진정성 있는 모습에 더 반응하고 혹시 부족한 모습이 있더라도 그러한 것들을 고객과 함께 개선해 나아가는 모습을 더 신뢰하고 좋아한다. 그러니 절대 빠져서는 안 된다.
컨설팅을 하면서 집요하게 말씀드리는 부분이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브랜드의 일상과 성장 과정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SNS에 지속적으로 올리실 수 있도록 중요한 업무 스케줄로 고정해 놓는 것이다. 하루하루 너무 일정이 많고 끝내야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항상 이러한 활동을 기록하는 일들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렇게 6개월, 1년이 지나면 정말 열심히 달려왔는데 정작 소통하고 있는 고객들은 전혀 남아있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에게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니 꼭 매우 중요한 업무로서 스케줄에 기록하시고 진행하시길 바란다.
2년 차에 접어들면 이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희미한 모습이 아닌 당장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감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더 세부적인 계획들이 나올 것이고 지금의 상황과도 어느 정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계획들이 나올 수 있다. 10년부터 역으로 계획을 세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순차적으로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 뒤를 향해 가는 순차적인 방향으로 계획을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너무나 먼 꿈과 같은 그림이기에 현실감이 떨어지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오늘과 다음 달의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렇게 세워진 계획들은 쉽게 잊히고 다시 이전의 모습 그대로 돌아올 확률이 매우 높다. 의심과 불신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계획들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보면서 진행해 보시고, 다 되었다 생각이 드신다면 이전과 같이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을 진행하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