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앞으로 닥쳐올 유혹

소수로 살아가는 길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소수의 사람들이 걸어가는 길이다.

모두가 브랜드를 만들어간다 생각하지만 정작 고객과의 관계에 집중하여 고객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는 브랜드는 정말 소수이다. 그래서 고객에게 사랑받으며 오랫동안 생존하는 브랜드가 몇 안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금까지 다양한 주제를 통하여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 인지에 대한 부분을 정리해 보았다. 여전히 막막한 부분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전보다는 훨씬 더 선명해진 방향성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심 끝에 결정한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엄청난 유혹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우리에게 '다른 길로 가야 한다! 이전의 방법으로 돌아가야 한다!' 속삭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 유혹들은 너무나 강력해서 결정된 기준을 의심하게 하고 원점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렇게 많은 브랜드들이 결국 방향을 잃어버리고 고객들에게 빠르게 잊혀 버린다. 그렇다면 어떤 유혹이 우리에게 펼쳐질까?




내일이면 사라질 기준


지금까지 많은 과정들을 거쳐 우리 브랜드만의 가치관과 철학을 확고히 하였다.

하지만 내일 아침 일어나 하루를 바쁘게 준비하다 보면 그동안 어렵게 고민하며 만들었던 다양한 가치 기준들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없을 확률이 아주 높다. 우선은 오늘 쳐내야 하는 업무들이 쌓여 있기 때문에 최우선 순위로 놓고 하기로 했던 중요한 모든 일들이 이전과 같이 뒤로 밀리거나, 일정 자체에 존재하지 않게 된다.


대표님들과의 미팅 이후에 꼭 말씀드리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미팅에서 많은 것들을 정리하였지만 뒤돌아서서 내일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 다 사라지고 없어질 것이라는 것 말이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 호언장담하며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이전의 방식들이 이미 몸에 배어있고 그동안 생존을 위해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던 방식이기 때문에 그것을 변화시키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그동안 고민했던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무조건 먼저 실행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아... 이거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실행에 옮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아직 브랜딩을 통하여 눈에 띄는 성장이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의 과정을 통하여 어느 정도 중요성을 깨닫고 이해가 되었어도 막상 현장에서 그것을 실행하려 하면 이전에 품었던 의구심이 다시 찾아오면서 결국 뒤로 미루게 된다. 뒤로 미루면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그만큼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수많은 경쟁사들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심지어 브랜딩을 감각적이면서도 꾸준하게 매우 잘하는 브랜드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브랜딩의 중요성을 잃어버리고 잠시 멈춰있는 순간 그들은 빠르게 고객들의 마음을 얻을 것이며 우리가 설 수 있는 자리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불신의 시작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거나 지속적으로 고객들과의 소통 그리고 관계를 만들어가지 못했을 경우 당연한 결과로 그동안의 노력에 비해 너무 미비한 혹은 아무 성과도 나타나지 않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며칠 혹은 몇 주 해봤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다 말하며 쉽게 포기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브랜딩에 대한 불신이 시작되고 그토록 고생하며 만들었던 브랜드의 가치 기준과 고객과의 관계에 불신을 갖게 된다. '이거 뭐 해도 의미 없네.'라는 결론과 함께 이 책을 집어 들기 이전 과거의 그 모습 그대로 돌아가게 된다.


불신이 시작되면 내가 그것을 얼마나 지속했는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고객 한 고객에게 집중하며 관계를 맺어왔는지와 상관없이 브랜딩은 필요 없는 무가치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되는 순간 다시 고객들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고 그동안 고객들과 관계를 잘 쌓아온 브랜드와의 격차는 차원이 다르게 벌어지게 된다.


불신이 시작된다면 그동안 우리가 함께 고민했던 부분들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실행에 옮겼는가를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객관화마저 잃어버리게 되면서 또 다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여전히 브랜딩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계신 독자분들도 있으실 것이다. 하지만 브랜딩은 즉,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은 해도 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그런데 많은 대표님들이 불신이 확신이 되는 순간 완전히 브랜딩을 내려놓아 버린다.




갈팡질팡 이도저도 아닌 방향성


브랜딩에 대한 강력한 불신이 확신이 되어 사라지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워했던 그 당시의 모습 그대로 돌아간다. 차라리 그렇게 돌아가서 다 모르겠고 나는 내 방식대로 해야겠다 마음을 먹으셨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대표인 우리의 생각대로 세상이 움직여 주던가? 언제 고객들이 우리가 원하는 데로 착착 우리 제품을 소비해 주고 입소문을 내주던가? 절대 그렇지 않다.


결국 브랜드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트렌드와 직감에 몸을 맡기다 다시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이전처럼 고객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이미지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각종 광고 지표에 목을 매고 아등바등하게 된다. 그렇게 다시 절벽 앞에 서면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불안함과 불명확한 방향성을 고객들은 신기하리만큼 빠르게 알아차리고 다른 브랜드로 떠나 버린다. 더이상 이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사랑해 줄 고객은 없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관심을 갖겠는가? 오히려 이상하게 보지 않으면 다행이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많은 브랜드가 애매모호한 위치에서 오늘이 사라지는 속도만큼 빠르게 잊히고 있다.



고객과의 관계를 탄탄하게 만들어가겠다 결심한 우리들에게 펼쳐질 유혹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봤다. 이 외에도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찾아오는 다양한 유혹들이 있을 수 있다. 이때 우리는 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계속해서 중심을 바로 잡고 방향성에 맞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고객들에게 발견될 수 있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전 27화 오늘을 기획하고 실천해 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