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시 30분, 부모와 직장인의 경계
유연근무제 덕분에 '8 to 5'와 '9 to 6' 중 '8 to 5' 근무를 선택할 수 있었다.
두 조건을 비교해 보면, '8 to 5'는 출근 때 곤히 잠든 아이를 두고 나와 퇴근 후 깨어 있는 아이와 눈맞춤 할 시간이 한 시간 더 확보된다. 고로 8시 출근이 맞다.
한 시간 덜 자는 거야 뭐...
출근 시간을 8시로 정했으니, 거기에 맞춰 나와 시터 할머니의 일정도 조정하자.
난 적어도 6시 20분엔 집을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할머니께서는 우리 집에 5분 전인 6시 15분까지 오시면 되겠다.
또 그러려면 할머니께선 우리 집 출근 전에 간단히라도 채비를 해야겠으나, 다행히 같은 라인이니 이동시간만큼은 단축됐다.
"6시 15분까진 와주실 수 있을까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죄송해요."
이제 남은 변수. 나. 피곤하겠지만 근데 뭐 어쩌겠어. 해야지.
모두 내 선택이다. 받아들이자.
드디어 대망의 출근 첫날.
아이가 깰까봐 알람은 진동모드로 해두었다.
우우우웅-. 우우.
두 번째 진동이 채 울리지도 전에 알람을 껐다.
그런데.
"이이 이잉----"
맙소사....
세상에......
이럴 수가......
이 시간에 아이가 깰 줄이야.
야무진 나의 계획이 초장부터 바사삭 깨졌다.
다행히 첫 출근이니까 출퇴근 대중교통 헤맬 걸 감안해서 준비시간 +30분을 확보해 놨다.
얼른 다시 재우면 된다. 문제 없다.
아가야. 얼른 편하게 잠들어라.
토다아아악 토다아아악.
토다아악 토다아악.
토닥 토닥.
토닥.
재우려 토닥이는 손 끝에서 쫓기는 마음이 묻어난 걸까.
아이는 끝내 잠들지 않았다.
미리 확보한 30분을 모두 다 소진했다.
어쩔 수 없이 배우자를 깨웠다.
호다닥 대충 준비해서 현관문을 나서는데 잠에서 깬 아이는 이미 울음바다다.
"미안해. 잘 다녀올게. 이따 보자."
조급한 마음을 담아, 짧고 미안한 인사를 남기고 아파트 1층을 나섰다.
쌀랑한 아침 공기가 볼을 스치며 광대를 올려 당긴 걸까?
덩달아 입꼬리도, 발걸음도 함께 오른다.
어라, 이상하다.
웃음이 난다.
행복하다.
이제 나는 부모이자, 다시 사회인이다.
06시 30분.
누군가에겐 새벽이고, 누군가에겐 하루의 시작일 이른 시간.
그리고 나에겐, 아이를 뒤로 한 채
다른 역할로 살아내야 하는 시간이 시작됐다.
아이의 울음은 아마도 잠잠해지리라 믿으며,
나는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부모로, 직장인으로.
그렇게 아침 해와 함께 우당탕탕 부모이자 직장인의 서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