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을 처음으로 혼자 다녀오면서
돈 벌고 싶다, 나도 알아서 하고 싶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결혼식장을 혼자 다녀오면서 혼자서 해보지 못한 것을 해보고 혼자서 사람들과 부딪쳐보고 왔다. 성도들이 여행을 다녀왔다는 얘기를 들으며 나는 돈이 없어서 다녀오질 못했단 얘길 하면서 나도 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0월 5일에 결혼식을 혼자 처음으로 가봤는데 어디서 갔냐면 교회 청년부에서 인사라면 자주 하는 언니의 결혼식이었다. 입구에서 아는 분을 봤는데 선글라스를 쓰셔서 그런가 인사를 안 해주셔서 서운해서 약간 놀래가지고 들어갔다. 안내원이 주차하셨냐고 물어보는데 여러 명이 있어서 그것도 나한테 물어보는 건지 긴가민가 한 거다. 대답도 못 하고 서있다가 그냥 엘베 쪽으로 왔더니 나를 담당하시는 목사님이랑 전도사님이 계셨는데 혼자 왔냐고, 혼자 왔다고.
결국 여자분이신 전도사님이 나를, 모자란 나를 데리고 챙겨주시러 4층으로 가면서, 엄마는 어디 가셨냐고, 너무너무 힘들다고, 그래도 오기 전에 검색을 했어서 축의금 내고 식권 받고 신부한테 인사하고 이런 것들 혼자 하긴 했다. 전도사님, 목사님들 식사하러 가신다고 나는 식 보러 가겠다고 했다.
식 보러 갔는데 또 난관이 있었다. 찐따인 내가 어느 테이블에 앉아야 할지... 청년부 테이블에 그냥 막무가내로 앉아서 오랜만에 보는 사람한테 어, 누구 오빠다, 하면서 옆에 사람 보고 옷 멋있게 입었네, 그랬더니 원래 결혼식 때는 이렇게 입는 거라고.
오랜만에 보는 그 오빠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내가 와서 신기한 데다 쫄지도 않고 대견한가 보다.
식이 끝나고 피로연장으로 가는데 연회장이기도 했다. 둘 다 다른 말인 줄 알고 묻고 찾고 그러다가 늦어서 청년들을 놓쳤는데 밥 먹을 피로연장에 도착했는데 청년들이 밥을 뜨고 있는데 같이 밥 먹자든지, 밥 어디서 먹고 있냐든지, 말을 걸고 싶은데, 주춤주춤 하다가 누가 나한테 안녕이라고 했다. 나와 친구인데 같이 밥 먹자고 하고 싶었으나 그 친구와 밥을 먹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니라 청년들과 밥을 먹는 용기가 생기는? 계기가 됐다.
밥 퍼서 내가 제일 늦게 청년들 있는 곳에 도착했다.ㅎㅎ 근데 얘기 듣고 있는데 파리여행, LA여행이 3주에 얼마 안 한다는 얘기를 하는 거. 가난한 형편인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의 이야기였다. 표정 썩어가면서 듣고 있는데 누군가 주의를 줬다. 바로 느낀 바를 얘기했다. 나는 파리여행 돈 없어서 엄두도 못 내봤다. 그랬더니 다들 바로 일어서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