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관종별곡 Dec 08. 2019

관종들의 별별 곡 리뷰 (2019. 11.) 上

AOA, 에릭남(Eric Nam), 우주소녀, 이진아


AOA - <NEW MOON>



  무민 : 멤버 재정비 이후 꾸준히 언급되어 온 메인보컬의 부재로 인한 가창의 빈틈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로 타이틀곡 ‘날 보러와요’와 퀸덤 선공개곡 ‘Sorry’에서는 주로 중저음역대에 다채롭게 분포되어 있는 서브보컬 멤버들의 음색을 적절히 배치하여 전작에 이어 꽤나 준수한 반응과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을 잠시 제쳐두고 앨범 단위의 감상평을 이야기하자면, 여전히 보컬 상의 약점으로 인해 아티스트와 기획, 제작자들이 함께 ‘앨범’으로서 표현해낼 수 있는 음악적 스펙트럼의 한계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아티스트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고민이 현저히 부족해 보이는 작법이 합쳐지니 묘한 기시감마저 느껴진다. 부각시켜야 할 강점과 감춰야 할 약점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착화된 프로듀싱이 이들의 콘텐츠에 대한 흥미와 기대를 한 풀 꺾어 놓는 듯한 기분이 자꾸만 드는 것은 왜일까.



에릭남 (Eric Nam) – <Before We Begin>



  무민 : 과거 에릭남의 음악을 꾸준히 찾아 들으면서 그의 역량에 대한 감탄과 묘한 아쉬움이 겹쳤던 이유는, 그의 기존 팝/댄스 기반의 음악이 소프트한 R&B에 최적화된 음색을 100퍼센트 살려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떨쳐 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앨범을 통해 에릭남의 음악세계는 단순한 장르의 구분을 넘어 그만의 뚜렷한 색채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트랙마다 다채로운 음색들을 하나씩 꺼내어 발라드, R&B, 댄스 팝 사이 그 어딘가의 경계를 섬세하게 건드리며 청자들에게 ‘싱어’로서의 분명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영어로 된 가사가 팝 스타일에 뿌리를 둔 수록곡들의 구조, 무드에 잘 맞아떨어진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나 타이틀곡 ‘Congratulations’에서는 그간 들을 수 없었던 매우 묵직한 질감의 보컬 톤을 선보이며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그동안의 음악과 행보가 그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Before We Begin]을 통해서 에릭남은 그의 보컬과 프로듀싱이 가진 강점들을 집약적으로 눌러 담아 뮤지션으로서의 새로운 모멘텀을 얻기 위한 걸음을 뗐다.



우주소녀 - ‘이루리'



  최크롬 : 콘셉트 아래 어느 정도 고착화된 우주소녀의 패턴이 있다. ‘이루리’ 또한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광활한 밤하늘과 우주가 펼쳐지고, 멤버들의 모습은 일정한 색감과 이미지로 묶인다. ‘꿈’과 ‘소망’ 등의 키워드가 주제의식으로서 강조된다. 음악 또한 예외가 아니다. 여름 콘셉트를 제외한 대부분이 트렌디한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서정성을 강조하는 구조를 뼈대로 한다. 이렇게 브랜딩을 공고히 하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콘셉트나 음악 둘 중 하나에 뚜렷한 변화를 주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데뷔 4년 차인 지금이 바로 우주소녀가 다양하게 역량 발휘를 할 수 있는 환경일지도 모른다. ‘이루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엑시의 랩은 유연해졌고, 나머지 멤버들의 안정된 보컬도 눈에 띈다. 정규 앨범 초동 4만 장을 보장하는 팬덤도 있으니, 음악이든 콘셉트든 새로움에 중점을 두는 활동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진아 - ‘따뜻한 힘



  호우 : 짜릿한 맛의 ‘진아식당’은 잠시 휴업, 그녀가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시작의 문을 여는 ‘따뜻한 힘’에 베여있는 맑은 감성을 이루는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피아노 터치는 빠질 수 없는 그녀와 호흡하며 따뜻한 화합을 만들어낸다. 제법 가볍고 보편적인 가사에 놀라움을 선사하는 건 그녀의 프로듀싱이 아닐까. 자동차의 경쾌한 걸음을 표현하듯 몰아치는 재즈식 리듬이 감각을 자극하며 노랫말을 따라 벅차게 달려간다. 여기에 투명하고 차분한 보컬이 순수함을 더해, 그녀만이 할 수 있는 보컬이 탄생한다.




관종별곡 유튜브

최크롬 브런치

호우 블로그

무민 블로그


매거진의 이전글 관종들의 별별 곡 리뷰 (2019. 10.) 下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