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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종별곡 Dec 08. 2019

관종들의 별별 곡 리뷰 (2019. 11.) 下

창모, 현아, Dua Lipa, Selena Gomez, Westlife


창모 (CHANGMO) – ‘METEOR'



  최크롬 : 미니멀한 드럼 소스, 기개 넘치는 스트링 사운드가 과거의 순수함과 현재의 영광을 동시에 부르짖는다. 랩스타, 별이 된 창모는 이번 정규 1집에서 스스로를 ‘METEOR’로 소개한다. 물론 힙합씬에서 고된 과정을 딛고 성공으로 이어지는 기믹은 특별하진 않다. 하지만 창모의 ‘METEOR’는 자랑 그 자체와 속물스러움과는 거리를 둔다. 가사에서 드러나듯 창모는 거울에 비친 과거의 자신과 멋쩍은 대화를 나눌 뿐이다.(“자식, 많이 컸네!”) 투박한 멜로디 라인에서는 진중함을 벗어던진 흥얼거림만이 느껴진다. 요컨대 ‘METEOR’의 진정성은 미사여구나 철학적인 무언가를 전혀 덧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빛이 난다.



현아 – ‘Flower Shower’



  호우 : 한차례 풍성했던 시절을 지나 새로운 출발을 보여주는 시작점. 꽃에 비유한 지금의 심정을 더 확고한 그녀만의 다짐으로 피워내고 있다. 다만, 트로피컬 리듬의 뭄바톤과 더불어 808 베이스라는 소스의 활용과 음악적인 구성은 다소 익숙하며, 곡의 매력을 강조하는 멜로디 부분에서 고조되던 기대감이 맥없이 쓰러지는 모습이 씁쓸했다. 앨범 설명에서 쓰여 있던 ‘에너제틱’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문제가 아닐까 한다. 파워풀했던 그녀의 모습과 다른 간소하며 청순한 모습은 그녀의 좋은 선택임은 분명하다. 빈틈없는 곡 구성으로 완성도가 높으며, 이제 그녀가 바라보는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대중에게 서서히 드러내 보일 것 같은 전망이 보인다. 퍼포머와 음원 퀸, 두 마리의 토키를 바라보는 게 큰 소원이 아님을 그녀가 증명해주었으면 한다.



Dua Lipa – ‘Don’t Start Now’



  최크롬 : 새 앨범의 초읽기로 내놓은 오랜만의 싱글이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탄생한 디스코풍의 이 곡은 킬링트랙과 같은 존재감을 과시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듀아 리파의 시크한 보컬에 어울리는 가벼운 무드에 초점을 맞추었고, 콤팩트함과 세련됨을 극대화하는 구성을 취한다. 거기서 비롯되는 아쉬운 점도 뚜렷하다. 귀에 쉽게 박히는 캐치함에 비해 여운이나 호소력이 강하진 않다. 약한 기승전결, 단순한 멜로디와 구조 또한 이에 한몫한다. 혹은 듀아 리파 특유의 제한된 음역대의 영향일까. 데뷔 앨범의 청량함이 반감된 곡을 접하니 무언가 큰 허전함이 느껴진다.



Selena Gomez – ‘Lose You To Love Me’



  호우 : 끝도 알 수 없는 이별의 슬픔으로 떠나가는 그 슬픔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이 있을까.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가 이뤄내는 가장 맑은 감정으로 신시사이저가 우리를 그곳으로 집어넣는다. 결별 후 채 얼마 지나지 않은 그 분에게 보내는 가장 쓰린 다짐에 우리는 가장 큰 공감으로 이 노래를 취한다. 이 같은 그녀의 깊은 감정을 잘 구현한 프로듀서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이번 계절, 잊을 수 없는 목소리이자 곡이다.




Westlife – <Spectrum>



  무민 : 추억 속의 목소리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그 모습 그대로 찾아와 2019년의 팝계에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과거의 모습을 부정하지 않으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에 대한 존중까지 잊지 않았다. 이것 하나만으로 웨스트라이프와의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에게는 전곡을 곱씹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수많은 리스너들이 이 작품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를 일반적인 ‘향수’의 감정 혹은 앨범의 ‘완성도’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니멀한 비트 위에 얹어지는 거친 보컬이 때로는 조금 투박하게 들리더라도, 무엇이 그리 중요할까? 그것 또한 ‘흠’이 아닌 작품의 ‘일부분’으로 여길 수 있을 만큼, 11곡으로 20년의 세월을 골고루 또 촘촘히 엮어 내기 위해 노력한 아티스트, 그리고 모든 참여자들의 아낌없는 진심과 고뇌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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