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관종별곡 Aug 05. 2019

관종들의 별별 곡 리뷰 (2019. 7.) 下

ITZY, Beyonce, Luav · Anne-Marie 외


ITZY (있지) - 'ICY'


                     

  최크롬 : 많은 아이돌 신인들이 이전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있지의 등장은 고무적이다. 대형 오디션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는 멤버 구성, 전원 한국 국적, 독특한 데뷔곡 등 결코 ‘요즘스럽지’ 않은 기획임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ICY’는 틴크러쉬를 뼈대로 하는 ‘달라달라’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다. 하지만 낯선 사운드와 캐치한 가사로 신선함의 적절한 지점을 찾았던 ‘달라달라’와 달리 ‘ICY’는 어수선할 뿐 중심이 잡히지 못한 느낌이다. JYP 걸그룹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안한 보컬 또한 어설픈 프로듀싱을 비집고 고개를 내민다. 겉으로 보이는 뜨거운 인기가 데뷔곡과 기획사의 후광 효과일지, 아니면 진정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일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Beyonce -'Spirit (영화 <라이온 킹> 2019 OST 수록곡)'    


        

  호우 : 최근 발표된 ‘라이온 킹’ 실사 영화에서 누가 보아도 비욘세를 뽐내던 심바의 연인, 날라. 그녀의 존재감이 ‘라이온 킹: 선물’이라는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Spirit’은 심지어 영화에서도 자연스레 삽입되었듯이, 라이온 킹을 발판 삼아 만든 앨범이다.



  어쨌든 ‘블랙 팬서’의 켄드릭 라마가 그랬듯이, 비욘세의 ‘Spirit’도 라이온 킹의 배경에 근간을 두며, 인트로도 스와힐리어로 꾸미며 토속적인 느낌을 더했다. 비욘세를 주축으로 삼아, 진행되는 하모니는 이 음악의 광활한 느낌과 더불어 신비한 느낌을 주는 주축으로, 가스펠의 형식과도 닮아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앨범 명이 그렇듯이 라이온 킹을 이은 선물과도 같은 작품으로, 그 이상의 의미와 흥행을 보긴 어려워 보인다. 곡의 벅차오름은 생각보다 덜하며, 비욘세라는 인상만이 남을 뿐.



Lauv, Anne-Marie - 'fuck, i'm lonely'                 


                        

  무민 : 트렌드를 주도하는 두 아티스트의 만남은 언제나 기분 좋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팝 씬에서 화제가 되었던 수많은 조합들 중, 두 보컬의 ‘밸런스’ 측면에서 단연 베스트로 꼽힐 만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다. 앤 마리는 이 곡에서 철저히 ‘서포트’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녀의 주무기인 중저음을 십분 활용하여 백보컬로 Lauv의 음성을 감싸주다가도, 반복적이고 심플한 곡의 구조 안에서 개성이 묻어나는 애드립 라인을 통해 생동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Lauv의 기존 곡들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별점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색이 강한 두 보컬이 만나 새로운 색깔을 내기 위한 무리한 시도를 하기보다는 각자의 장점이 돋보이게 하는 ‘풍성한’ 색깔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Lil Nas X - <7> 


                       

  최크롬 : ‘Old Town Road’로 빌보드 Hot 100 1위에서 도통 내려올 조짐이 보이지 않는 릴 나스 엑스(Lil Nas X)가 데뷔 EP인 <7>을 내놓았다. 위 곡이 컨트리+힙합 짬뽕이란 방식으로 참신한 시도를 보여주었다면 <7>에서는 한 술 더 떠서 록 위에 싱잉 랩을 하거나(‘F9miliy’, ‘Bring U Down’), 간주에 뜬금없이 스트링과 트럼펫 샘플링이 등장하고(‘Kick It’), 어쩔 때는 그냥 가성으로 노래를 부른다(‘C7osure’). 이 정도면 시골보다는 혼종 콘셉트를 노리는 것이 아닐까. 음악적 완성도는 몰라도 듣는 재미 하나는 제대로 겨냥한다. 또한 다소 어수선한 구성 속에서도 <7>은 힙합 고유의 묵직함을 챙겨 가는데, 여러 실험들 사이사이 카디 비(Cardi B)와 함께한 ‘Rodeo’, 일반적인 트랩 스타일의 ‘Panini’과 같은 킬링 트랙들을 구비해 놓았기 때문이다. 데뷔 앨범에서 취할 수 있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구성이다. 싱글 하나로 세계적인 루키가 되었기에 릴 나스 엑스에게서 원 힛 원더를 걱정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좋은 곡이 아니라 힙합의 진화 가능성을 차트 위에 올려 두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힙합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 변화를 꾀할 것이고, 익숙함과 낯섦 사이의 적절한 지점에서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는 곡 또한 계속 탄생할 것이다. 릴 나스 엑스는 그것을 증명해보였다.




관종별곡 유튜브

최크롬 브런치

호우 블로그

무민 블로그

매거진의 이전글 관종들의 별별 곡 리뷰 (2019. 7.) 上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