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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종별곡 Sep 08. 2019

관종들의 별별 곡 리뷰 (2019. 8.) 下

휘인, Alessia Cara, Ava Max, Taylor Swift


휘인 - <Soar>           


             

  무민 : 한 여름에도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차트를 독식했던 ‘발라드’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발라드 디바’의 탄생이 이를 뒷받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휘인의 투명한 음색과 유려한 가창, 곡에 적절히 녹아든 섬세한 감정 표현은 늘 그랬듯이 전혀 나무랄 곳이 없으며, 거기에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우수한 차트 성적까지! 지난 2월 ‘화사’의 화려한 솔로 데뷔에 이어 휘인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매우 성공적인 솔로 가수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2년 6개월 전에 발매했던(역시나 ‘정키’와 함께했던) ‘부담이 돼’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헤어지자’는 ‘부담이 돼’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곡의 완결성이나 가사의 깊이는 ‘부담이 돼’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솔로 아티스트 ‘휘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능력치는 매우 광범위함에도 불구하고, 2번씩이나 ‘정키’의 고정적인 발라드 송라이팅 안에 국한되어 버린 형태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부담이 돼’의 높은 차트 순위와 R&B 트랙 ‘Easy’의 부진으로 인해 이러한 선택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했으며, 그리 납득이 가지 않는 선택도 아니다. 하지만 만약 기획사가 ‘음원’ 단위의 성공을 넘어 ‘솔로 가수’ 휘인의 궁극적인 입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아티스트의 매력과 그것을 발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그리고 장기적인 방향성에 대해서 보다 충분한 고찰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Alessia Cara – 'Okay Okay'


         

  호우 : 9월 6일, 그녀가 발표할 앨범의 선공개 두 번째 곡이다. ‘Stay’에서 보여왔던 청량한 음색을 뒤로, 가창에만 집중을 쏟아냈던 그녀는 한층 무게를 덜어낸 곡을 들고 나왔다. 올드팝스러운 인트로와 덧붙여 베이스 드럼이 짙은 비트에 간드러지는 그루브를 보여준다. 허스키한 보컬과 여유로운 템포는 주로 이 시기와도 적당히 맞물려 꽤 반복적으로 들을 법한 멜로디를 보여준다. 아마 이런 행태를 보여주는 것은 전작, 그리고 이번 싱글에서도 보아왔듯이 여유를 찾기 위해서임으로 보인다. 되려 가볍기에 더 듣기 좋은 선선한 싱글 곡. 



Ava Max - 'Torn'



                       

  최크롬 : 신선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중독성 있고 심플한 노래가 잘 어울리는 가수가 있다. 요즘 팝 씬에서는 에이바 맥스(Ava Max)가 그 표본일 듯싶다. 그녀는 기교 없이 깔끔하고 안정적인, 스탠다드형의 보컬을 구사한다. 하지만 역으로 그 평이한 음색 탓에 곡에 쉽게 휘둘린다. 이런 맥락에서 ‘Sweet but Psycho’, ‘So Am I’와 같은 킬링 트랙들에 비해 ‘Torn’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Freaking me Out’과 같이 느림 템포의 곡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소 올드한 느낌의 디스코 사운드와 밋밋한 멜로디 라인은 특별한 매력 없이 귀를 맴돌 뿐이다. 커리어 초반의 그녀에게는 아직 프로듀싱이 가져다주는 강렬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Taylor Swift - <Lover>


    

테일러 스위프트가 ‘사랑’한 모든 존재들의 흔적

                         

  무민 : [1989]의 화려한 도약과 [Reputation]의 과도기를 지나 음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아름다운 안정기를 맞이하고 있는 듯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7번째 정규앨범 [Lover]. 18개의 트랙으로 가득 채워진 이 앨범은 마치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아티스트의 10년이 훌쩍 넘은 커리어를 탄탄하게 압축해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특유의 직설적이면서도 심오한 작법으로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18곡에 녹여내며, ‘Old Taylor’의 감성과 ‘New Taylor’의 감각이 만났을 때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전작에 비해 각 수록곡들의 강렬한 채도는 찾기 힘들지만, 그들이 가진 ‘스토리’와 ‘무드’의 힘은 그것을 압도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미니멀/어쿠스틱한 수록곡들의 비중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ruel Summer’, ‘Lover’, ‘The Man’ 등 초반부터 귀를 잡아 끄는 곡들은 전반부에 대거 포진되어 있을지라도, 재생을 거듭할수록 후반부에 배치된 곡들이 서서히 그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최근 암이 재발한 그녀의 모친에게 바치는 ‘Soon You’ll Get Better’,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나’라는 사람이 정의되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발화를 담담한 나레이션으로 전하는 마지막 트랙 ‘Daylight’ 등과 같이, 앨범의 주제의식을 관통하는 트랙들을 거쳐가며 [Lover]는 장대한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 작품에는 그녀가 열렬히 사랑했던, 혹은 사랑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에 대한 고찰과 찬사, 미련, 아픔, 행복, 그 모든 것들이 담겨있다. 앞서 언급한 ‘Daylight’의 메시지처럼, 테일러는 [Lover]를 통해서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통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한 점에서, 이 앨범은 어쩌면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위로일 수도 있다. 또한, 우리 모두의 진정한 ‘Lover’는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이라는 무언의 메시지로 다가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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