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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종별곡 Oct 08. 2019

관종들의 별별 곡 리뷰 (2019. 9.) 下

치즈 · pH-1, 트와이스, Christina Aquilera 외


CHEEZE(치즈), pH-1 - 'Blue Champagne (블루샴페인)'


    

  호우 : 딩고와의 협업으로 나왔던 고막을 뚫어버리겠다는 조합, 이른바 산성치즈다. 초기 4인 체제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곡의 느낌이 콜라보의 존재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그루브한 어반 팝은 치즈의 <Plate>의 연장선 느낌을 가져가며, 계절의 여유로운 맛을 더하면서 반복할수록 그윽한 느낌을 더 맛볼 수 있다. 후렴 역시 그 분위기에 휩쓸려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나, 대중적인 인디의 곡 중 들을만한 것은 사실. 하지만, 누굴 위한 콜라보일까? 치즈만이 강렬한 이 곡에서 다른 것을 찾는 것은 실패한 듯 보인다. 



TWICE (트와이스) - 'Feel Speical'



  크롬 : "갑자기 혼자인 것만 같은 날"로 운을 뗀 트와이스는 어느덧 존재와 의미, 외로움에 대해 묻는다. 사뭇 진지해진 어조에 맞게 멤버들은 오롯이 보컬과 감정에 집중한다. 타이틀곡에서 처음으로 선사하는, 날서지 않은 편안함이다. 특유의 상큼함은 뒤로 한 발짝 물러났지만 전성기를 구가했던 걸그룹의 성숙함은 지워지지 않는다. 적절한 타이밍에 곡을 환기시키는 다현의 랩, 밸런스 있는 보컬 파트 분배는 트와이스가 테크닉적인 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특유의 메시지와 서정성을 100퍼센트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다. 곡의 무게에 비해 전달되는 감정은 밋밋하다. 물론 콘셉트 전환과 소화력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는 아이돌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세련됨을 갖추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Christina Aquilera - 'Haunted Heart'      


                         

  무민 : 연이은 흥행 부진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독보적인 음색과 존재감을 앗아가지는 못했다. 정규 3집 <Back To Basics>의 재즈, 소울 기반 트랙에서 강하게 드러났던 묵직한 울림에 할로윈의 요염한 긴장감이 더해져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차원의 전율을 선보인다.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의 질감을 변형시키고 자유자재로 박자를 쪼개는 등의 스킬은 단순히 곡에 대한 흥미를 자극하는 역할을 넘어 오직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만이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일종의 영역 표시로까지 느껴진다. 3분이 채 되지 않는 이 트랙에서 그녀는 별다른 고음이나 화려한 애드립라인 없이도 무한한 존재감과 여전히 독보적인 보컬에 대한 자신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만약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이 곡의 파괴력이 재조명 받을 경우,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어김없이 ‘머라이어 캐리’가 떠오르는 것처럼, 매년 할로윈 시즌에 리스너들은 자연스럽게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Diplo, Jonas brothers – 'Lonely'


                              

  호우 : “오, X발 외로워”를 흥겹게 부르던 얘와 다르게 이 친구는 제법 감성적이다. 인스타 해킹이라는 깜찍한 장난으로 복귀와 함께 눈길을 끌고 있는 조나스 브라더스(Jonas Brothers). 그리고 의자에 앉아 허리가 바스러지는 게 정상일까 싶은 디플로(Diplo)의 합작이다.


  개인적으로 'Sucker'의 순항으로 손에 잡힌 이번 'Lonely'는 컨트리 풍의 미니멀한 베이스 라인이 주가 되는 곡. 후렴 이후의 Drop의 전후로 동일한 구성이 간단하게 나열되어 있다. 깔끔한 합과 더불어, 빌드업과 마무리까지 부드럽게 흘러가 기분 좋은 맺음으로 이어진다. 요즘 노래에 물이 든 가을 음악을 찾는다면 단연 이 곡을 추천할까 한다. 



Post Malone - 'Circles'


                           

  최크롬 : 포스트 말론의 트레이드마크인 절절한 사랑 노래가 돌아왔다. ‘Better Now’, ‘Stay’와 같이 전작에도 발견할 수 있는 정서와 구성이지만, ‘Circles’는 완성도 측면 하나만으로도 매력적인 킬링트랙임은 분명하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경쾌함과 절절함 사이를 부드럽게 오가는 담백함이다. 기타 리프, 통통 튀는 드럼의 몇 안되는 가벼운 구성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말론은 보컬만으로 곡을 꽉 채워 버린다. 톡톡 튀는 실험성으로 승부를 보지 않아도 그는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다채로운 방법으로 보여준다. 포스트 말론이 3번째 정규 앨범을 내면서도 꾸준한 폼을 유지하는 것은, 빠른 트렌드 아래 장르적 유연함을 요구하는 시대에 가장 적합한 아티스트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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