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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백십 Dec 09. 2020

NOC Coffee

전염병과 이방인

코로나의 코자만 나와도 지겹다.
연일 증가하고 있는 확진자수.
처음이야 두려움에 떨었지 날이 갈수록 무뎌진다.

1,2,3차에 이어 이번엔 4 웨이브란다.
제발 4차에서 끝이 나길. 시원하게 백신이든 치료제든 뭐라도 나와 코로나  물리쳐주길!

한국과 마찬가지로 홍콩도 위험단계에 접어들었다. 정치인이라기 보다 공무원들로 구성되어 있는 홍콩 행정부. 

 미리 앞서 안전한 쪽을 택한다.

이번에도 지난 주말 하루 100 넘게 확진자가 나오자 서둘러 황급히 학교 문부터 닫는다고 바로 어제 발표했다.

당장 수요일부터 모든 홍콩의 학교 문을 닫으라고.

(2020.11.30 작성)

잠시나마 누렸던 혼자만의 시간도 이틀 내로 끝이다. 아이 옆에서 대기하며 온라인 수업에 맞춰 점심과 간식을 대령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방학 스케줄도 미리 짜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나왔다. 홍콩 대학교 근처  Noc Coffee. 완차이 지점에서 매번 테이크 아웃하다 느긋하게 앉아 마시려고 로스팅 공간이 있는 가장 넓은 사이잉푼 지점으로.

NOC Coffee 완차이 지점


Noc Coffee Not Only Coffee 약자라고. 홍콩에 다섯 군데 지점을 가지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인테리어와 맛있는 커피로 유명하다.

11  넘어서 도착했는데 이미 복작복작하다. 6 테이블에 칸막이로 3팀씩  나눠 쓰고 있다. 붙어도 너무 붙어있다.



특이한  Noc Coffee 라떼가 없다.
플랫 화이트와 아보카도 토스트 주문했다.

자리에 돌아와 앉아 보니 바로 옆자리엔 프랑스인.
갑자기  불안해진다. 마스크  쓰지 않는 서양인,  중에서도 확진자가 넘쳐나 국가 차원에서 락다운까지  프랑스 사람이 바로  옆에!

괜히 나왔나 싶다. 커피 마시러 나왔다 코로나 걸리는  아닌지. 최대한 마스크를 고쳐 올려  본다. 의도한  아니지만 오른쪽 옆자리에 앉은 프랑스인을 의식했는지 몸이 자꾸 왼쪽으로 기운다.


최대한 그들이 자릴  때까지 기다려볼까했지만 노트북 켜고 일하기 시작하는  프랑스 남자. 아까부터 나온 커피가 식어간다. 포기하고 마스크를 내렸다.


플랫 화이트 40 hkd
아보카도 토스트 98 hkd


NOC Coffee 무제한 와이파이를 사용할  있는 카페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노트북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재택근무시 집이 지겨울  찾을  있는  괜찮은 선택지 같았다.

  맛만 보고 말려고 했는데...
신선한 아보카도와 부드럽고 촉촉한 사워도우 .
. 너무 맛있잖아.

부드럽고 고소한 플랫 화이트.
플랫 화이트인데도 민감한 위장이  받아들였다.

홍콩의  다른 유명 카페, 18그램스와 비슷한 카테고리의 맛이다. 18그램스가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NOC 너티함에  중심이    있는  하다.

다만 커피잔  닿는 부분이 얇았으면 좋으련만 너무 두껍다.  모금 마실  마다 커피잔 바깥을 타고 커피가 흘러내리는  거슬렸다.

지난번 Barista Jam_바리스타 잼과 마찬가지로 NOC Coffee 에서도 다양한 홈브루잉  구매할  있다. 또한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멤버쉽카드도 애플 월렛이나 구글페이로 받을  있다.


Credit : Fellow


 쪽의 아보카도 토스트,   감추듯 빠른 속도로 먹어치우고 다시 마스크를 올렸다. 그리고선 책을 꺼내려고 가방을 열기 위해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는데 아니,  프랑스인이 순간 움찔하는  아닌가.

허허헛.

그도 나만큼 낯선 타인인 나를 경계하고 있었던 거다.  

애써 문명인 코스프레하며 그도 나도 꼭꼭 숨기고 있었던 마음이 은연중에 드러난 거다.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마주친 순간 눈인사라도 했겠지. 그러나 지금은 눈인사가 왠말인가. 오른쪽으론 고개도 돌리지 않으려 애쓰다 보니 카페를 나올   목이 뻐근해질 정도였다.


___________



전세계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무려 6 7백만  이라고 한다. 6 7백만  뿐일까.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 이미 코로나에 걸려 있다. 우리 사회 전반 깊숙이 침투해 있다.

마스크를 쓰고 대면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을 받고 외출과 약속을 취소하는 우리 모두의 삶은 이미 오염되었다 코로나로.  

카페에서,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서로가 서로를 경계한다. Noc Coffee 카페에서의 나와  프랑스인처럼  누구도 코로나로 부터 자유로울  없는 2020  . 과거형이면 좋겠는데 현재진행형이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제목들이 떠오른다.
<페스트> <이방인>.

코로나라는 전염병으로 물든 사회,
이방인은 존재만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위협이다.

낯선 곳에서 만난 모르는 사람들.
의심하고 경계하기 바쁘다.
국경  걸어잠그고 서로가 서로를 오염시킬까 전전긍긍한다.

그동안 최소한 겉으로는 선량했던 차별주의자들.
당장의  건강을 위협하는  시국,
선량해지고자 했던 인내심에 한계와 균열이 생기고 
대놓고 차별주의자가 되어간다.

일단 나부터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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