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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백십 Oct 27. 2020

생각만 하는 바보의 케일주스 성공기

생각만 하다 드디어 케일주스를 습관화 하다



그렇게 몸에 좋다는데


어느 정치인의 말도 안 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보면서 도대체 저 사람의 체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했다. 매일 새벽 기상 + 운동에 녹즙 마시기라고 하더라. 그때 처음 , 녹즙 나도 먹어야겠다 생각했던 것 같다.


우연히 본 이소라 님의 유튜브. 이소라 님의 미모와 젊음 유지 비결 또한 케일 주스라고. 언젠가는 마셔봐야지 또 생각했다. 


다이어트란 다이어트는 다 해 본  친구 김모양. 어느 날 디톡스 스무디를 한다고 했다. 어라, 근데 이것도 케일을 메인으로 여러 가지 채소, 과일, 견과류를 넣어 만드네. 와우, 케일이 건강에 정말 좋구역시나 생각만.



생각   려고 생각을 하다가 생각만으로 끝나는


아침 안 먹는 남편에게 좋겠다. 채소와 과일 잘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괜찮겠다. 항산화, 항노화 해야 하는 나도 필요하겠네.


생각만 한다. 이상하게 생각만 한다. 생각과 행동은 결심 백지 한 장 차이일 텐데 머릿속으로 계속 고민만 열심히 한다.


케일을 어디서 사지? 믹서기를 어디에 두었더라? 과일을 매 번 사러 나가기 귀찮을 것 같은데. 고민하는 뇌는 크고 결정하는 뇌는 쪼그라들어 있나 보다 내 머릿속엔.



생각만 하는 바보가 되지 말자.


그러던 어느 날 미용실이었든가 병원이었든가. 한 잡지에서 가수 김장훈 님 인터뷰를 읽었다.


생각만 하는 바보가 되지 말자



순간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 내가 딱 이거였다. 생각만 하는 바보. 좋으면 그냥 해 보면 되는데 생각만 하다 망설이고 놓쳐버리는.



엄마의 실행력은 갑이었다.

그러던 2월 홍콩에 코로나가 무섭게 번지던 어느 날, 한국으로 잠깐 피신 차 한 달 간이나 머물게 되었다. 그때 엄마에게 흘리듯이 케일 주스가 좋다더라 했더니 바로 케일 주스 만드는 데 필요한 온갖 재료를 사 오신 우리 엄마.



그토록 오래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내 이야길 듣자마자 바로 후다닥 마트에 가시더니 케일, 사과, 바나나, 요거트 등 사 오시더라. 



도대체 난 무얼 망설였던 걸까


도대체 난 왜 그렇게 오랫동안 망설였던 걸까. 관성의 법칙이 강하게 적용되는 인간이라 그랬나. 이렇게 쉽게 그냥 해보면 되는 . 생각만 하는 바보는 그냥 생각만 주야장천 했다.



케일 + 바나나 + 사과 + 아몬드 + 요거트 + 두유 + 키위


엄마 버전 조합. 믹서기 터져 나가려는 데도 건강염려증 욕심쟁이 엄마는 다 넣었다. 신기하게도 같은 양을 넣어도 내가 넣으면 터지는데 엄마가 넣으면 차곡차곡 다 들어갔다.


이렇게 먹으면 걸쭉하니 살짝 배 부르기도 하다. 요거트와 두유가 쌍으로 들어가니 느끼한 면도 있고.



케일 + 바나나 + 사과 + 키위 +요구르트 + 맥주 효모 파우더+


사진보단 케일 훨씬 많이 넣고 있다:)


홍콩 와서는 이 조합으로 매일 마시고 있다. 물 대신 우유도 넣어봤는데 우유는 뭔가 꽉 찬 느낌이라면 물은 가벼운 느낌!


무엇보다 요구르트,   병의 역할이 대단하다. 다른 과일은 빼거나 넣어도 그다지 맛에 영향을 주지 않는데 요구르트가 빠지면 정말 건강한 자연의 맛으로 돌아간다.


막스앤스펜서 케일

홍콩에서 잎 케일은 스탠리 플라자의 "3 threeSixty"에만 있었다. 대부분의 마트에서는 주로 컬리 케일을 판매하고 있어 망설임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맥주 효모 파우더

조금 더 건강하게 먹어보자 싶어 맥주 효모 파우더도 넣어본다. 다른 것과 섞어 먹으면 특유의 역한 맛이 너무 강한데 케일 주스에 넣어마시면 넣은지도 잘 모르겠으니 성공적인 꿀 조합:)



블렌더는 처음부터 그냥 좋은 걸로 사세요.


비타 믹스와 고민하다 직구하기 귀찮아서 필립스로 샀는데 혹시나 이 글 보시는 분들 중 블렌더 살 계획 있으시다면, 처음부터 그냥 좋은  시라 권하고 싶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필립스 블렌더는 1L 짜리라 네 잔 정도 나온다. 4인 식구 한 잔 씩만 마셔도 거의 매일 갈아야 한다.


처음엔 아몬드도 넣었는데 어느 날 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모터 타는 냄새가 진동하며 칼날 하나가 작동하지 않았다. 다행히 스페어가 있어 지금은 그걸로 버티고 있지만...


처음 사시는 분들은 그냥 가격 좀 비싸더라도 설거지 쉽고 용량 크고 모터 센 걸로 좋은  사시길.



케일 주스 ,  점수는요!


내 입맛엔 너무너무 맛있는 케일 주스.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다 맛있어서 마신다. 가끔은 이렇게 맛있는데 건강에 좋을 리가 없어할 정도로 내 취향이다.


케일 주스가 만족스러운 나머지 샐러리, ABC주스도 시도해 보았지만. 음... 오래갈 인연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콜라 좋아하는 남편은 건강을 위해서 마시고 아이들은 녹색 액체 괴물이라며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한약 먹듯이 코 막고 숨 참고 마신다.



하지 말아야  이유  가지보다 
해야 할 이유, 단 한 가지를 생각하라.


하지 말아야 할 이유 백 가지를 따져보다 늘 망설이며 타이밍을 놓쳤던 것 같다.


해야 할 이유가 하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장 실행해야 할 이유로 충분한데 해야  이유는 제쳐두고 하지 말아야  오만가지 이유만 생각하다 차일피일 시간 먼저 보내며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로또 당첨의 달콤한 미래를 꿈꾸어보지만 정작 로또를 사 본 적 없는 것처럼 생각만으로도 뭔가 된 것 같지만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매일 케일 주스 한 잔 마실 때마다 다짐해본다. 생각만 하는 바보가 되지 말아야지. 생각만 하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반복하지는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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