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핑계

by 샹송

주말에는 봄비가 내렸네요. 우산을 쓰고 어김없이 아침 산책을 나섰지만 비가 하늘만큼이나 흐릿하게 떨어져 우산은 금방 접었습니다.


오래전에 누군가에게 씌워주지 못했던 우산이 자꾸만 아른거립니다. 학생이었던 그때나 지금이나 우산을 건네줄 수는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장대비를 맞고 선 그 모습이 잊히지가 않아서, 미안함에 내리는 비를 다 맞고 싶어 집니다.

봄비가 그치고 나니까 며칠 미세먼지로 답답했던 하늘이 맑아졌네요. 햇빛도 쨍쨍하니 좋은데 바람이 너무 매섭게 불어서 바깥에 있기는 추웠습니다. 웬만하면 햇빛이 이기는데 오늘은 바람이 이겼습니다. 바람만 아니면 봄이 왔다고 해도 믿을 만한 날이었는데, 봄은 올 듯 말 듯하네요.


그래도 동네 강가에서 한 주전부터 개구리들이 울어대는 걸 보니 확실히 봄이 오는 중인 것 같습니다! 날이 더 풀리고 가보면 웅덩이에 올챙이알이 가득할 것 같아요.


작년에는 하루에 한 번씩 웅덩이를 들여다보면서 본의 아니게 올챙이가 부화하고 뒷다리가 나오는 과정을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던 올챙이들 수가 자꾸만 줄어들더니 어느샌가 보니 다 사라져 버렸던데, 다들 개구리가 되어서 떠난 건지 아니면 불행한? 사고라도 당한 건지 모르겠네요.


개구리들도 겨울잠에서 깨어났으니, 곧 광대나물꽃이 피기 시작하고 나무에 새싹도 돋아나면 봄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날들이 올 텐데요.


봄이 오면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봄이 오면이라는 핑계를 대 왔으니 봄이 나왔는데, 왜?라고 물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네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늘 같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작년에는 설렘만 있었는데 이번 해는 걱정과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도 같이 듭니다. 그렇다 해도 봄은 핑계가 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만들어서는 안 되겠죠.




저녁을 먹고 마당에 나가보니 별들이 창창하게 빛나고 있네요. 예쁘게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 검색까지 해봤는데 생각보다 찍기가 어렵습니다. 찍고 확인을 해보면 별 같지가 않아 보였거든요.


별이 빛나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면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많은 시와 노래에 쓰인 별들이 진짜 별들이 맞을까요?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을 예쁘게 찍게 되면 또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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