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by 샹송

살면서 처음으로 로또를 사봤습니다. 인터넷으로도 구입을 할 수가 있었네요. 오천 원어치를 사면서 천 원에만 제 운을 쓰고 나머지는 자동에게 맡겼습니다. 며칠 꿈속에 연예인들이 나오길래 무슨 계시인가? 하다가 이번주 로또 당첨자가 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예치금으로 만원만 충전해 뒀기에 한번 더 이러다 말 겁니다. 저는 조금 철이 없는 낭만주의자라 인생 한방을 바라거나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습니다. (로또를 사놓고 이런 말을 하다니 앞뒤가 맞지 않네요.)


로또에 당첨되는 꿈처럼 삶에는 늘 꿈을 꾸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적당히 꿈속을 유영하듯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외면할 수 없기에 마음에 훼방을 놓는 건 언제나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 현실을 따지다 보면 덜컥 겁이 납니다. 꿈꾸면서 현실을 살아가려니 인생이 참 어렵네요.




날씨가 흐려서 산책을 갈까 말까 하다 나섰는데 오늘 새들에게 무슨 날인지 야단 법석입니다. 덤불 안에서는 참새떼가 짹짹거리고 전봇대에서는 까마귀가 웁니다. 이름 모를 새가 호루라기 같은 소리를 내며 날고 소나무 위에선 까치가 까악 댑니다. 중간에 멈춰 서서 잠깐 구경을 할 정도로 소란스러웠습니다.


봄이 다가오니 새들의 몸짓에 활기가 찹니다. 아무래도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보단 따듯한 봄을 더 좋아하겠죠. 날고 있는 모습만으로 부러움을 사던 새들인데, 살기 위해 나는 법을 배웠을 거란 생각에 부러움이 사그라듭니다. 첫 비행의 떨림과 두려움을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길 아래로 더 걷다 보면 아직 나뭇잎이 돋지 않은 나무들 사이로 초록잎을 가진 소나무와 대나무가 있습니다. 겨울을 지나온 나무들에게 힘든 시간이었는지 가까이서 보면 힘없이 낡아 보입니다. 사계절 푸르기가 얼마나 고될지요.


보고 싶은 것에만 초점을 두다 보니 보이지 않는 수고와 노력들을 외면하고 살아왔다는 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꿈을 이룬 모든 사람들이 전보다 더 대단하고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지금 지나고 있는 모든 시간들이 결국에는 평범함을 증명해 내는 과정이라 해도 손해 볼 건 없겠지요. 마음속에서 어쩌면이라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을 땐 정말 편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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