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보건소에 갔다가 제가 졸업했던 초등학교를 보고 왔답니다. 학교는 동네에서 차를 타고 5~6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다른 동네에 있어요.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울타리 밖에서 보고만 왔습니다. 건물은 그대로였지만 외벽 색깔과 지붕이 달라졌고 운동장도 많이 변했더랍니다. 그래도 기억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학교 내에 병설유치원이 있었기에 유치원 때부터 이곳으로 학교를 다녔는데요. 맨 왼쪽 건물의 1층, 1층에서도 제일 왼쪽 교실이 유치원 교실이었어요. 그 뒤로는 학년마다 교실이 바뀌어서 기억은 다 나지 않네요.
주황색 지붕 건물은 컴퓨터가 놓여있던 과학실이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다른 교실보다 유독 어둡고 특유의 냄새가 나는 곳이었습니다. 한참 컴퓨터에 재미를 붙였을 때는 점심을 먹고 친구들과 부리나케 달려갔었어요. 늦게 가면 자리가 없었거든요.
오른쪽 제일 큰 건물에 있는 현관은 바람이 통해 늘 시원했어요. 어느 땐가 하얀색 매트와 림보를 설치해 두고 대회를 열었던 기억이 얼핏 납니다. 현관 바로 옆 1층이 교무실 그 옆에 교장실이 있었어요. 건물 앞에 원래 급식실이 따로 있었는데 다른 곳으로 옮겼는지 없어졌네요.
출처 네이버 익숙한 조회대 사진을 발견해서 너무 반갑네요. 제가 갔을 때는 이 조회대가 없었거든요. 민트색과 노란색의 조화가 다시 봐도 예쁘네요. 조회대에서 장난을 치거나 놀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기에 상 받을 일이 있을 때만 저 계단을 걸어 올라가 볼 수 있었어요. 물론 선생님들 몰래 놀기도 했습니다.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전교생이 열한 명입니다. 제가 졸업할 때가 서른두 명이었는데, 지금 학생이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네요. 언젠가 폐교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요.
학생수가 적으니 당연히 반은 늘 한 개뿐이었고 저희 반은 아홉 명이었습니다. 공책 표지에 학교 이름과 학년을 적고 나서 1반이 아니라 2반이나 3반이라고 적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6년 내내 1반만 하니까 괜히 그런 것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학생수가 적어서 좋은 점이 있었다면 대회에 나갈 기회가 많았다는 겁니다. 그림과 글짓기 대회는 거의 매년 나갔었고 줄넘기대회, 합주대회, 육상대회 등. 매번 상을 타지는 못했어도 좋은 경험이었어요. 교내에서는 대회가 열리면 대부분 모든 아이들이 상을 받을 수 있었기에 그런 점도 좋았답니다.
제가 1학년때까지만 국민학교였고 2학년때부터 초등학교로 바뀐 것 같아요. 유치원 때만 도시락을 먹었으니 급식을 정말 일찍부터 한 셈이네요. 가끔 꿈속에서 초등학교 시절이 나올 때가 있는데 꼭 급식실에서 친구들이랑 밥 먹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밥이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이십 년이 지났어도 많은 기억들이 남아있네요. 중학교 때인가 졸업 후에 초등학교를 한 번 간 적이 있었는데 책상이랑 의자가 너무 작아 보여서 신기했답니다. 지금 가서 보면 더 작겠죠. 제가 졸업한 초등학교의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 때도 있었는데 이루기에는 꿈이 너무나 컸습니다.
학교 한번 보고 왔다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네요. 추억이 그만큼 많아서겠죠. 무엇인가 추억할 게 있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꽤 괜찮은 날들을 보냈다는 증거 같잖아요. 좋은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글을 쓰면서 내내 미소가 지어집니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 바람이 봄을 품고와 지금의 봄과 또 다른 날의 봄은 다르다고 속삭입니다. 미적대다가 봄을 놓치고 말 겁니다. 봄은 언제나 봄이지만 우리는 기다림 끝에 만날 수 있잖아요. 기다린 만큼 봄을 잔뜩 느껴봐야겠죠. 물론 미세먼지가 달갑지는 않습니다. 이제 미세먼지를 추억에서만 만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