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그리울 때도 있지

by 샹송

가끔씩 도시가 그리워진다. 이십 대 청춘을 나 역시도 여기저기 길바닥에 흘리고 다니며, 나는 그 시간들을 정리하고 다듬을 줄은 몰랐다. 무엇인가 가득했는데 지나고 나니 텅 빈 것만 같아 다행인지 그리움은 단순하다.


청춘이 그런대로 흘러갔던 곳에서 어린 날의 나는 마음만 앞선 탓에 서툴렀고 얼굴 붉히는 일도 많았다. 나를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차분해지고 나서야 중간중간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런 모습일지라도 언젠가는 그리워질 거라는 걸 알기에 굳이 잊으려고 애쓰지는 않았다.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았지만 결국에는 일을 하고 돈을 벌었다. 일이 힘들거나 인간관계가 힘들거나 하는 꼭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해도 그 사람들에게서 내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떠났다 되돌아가기를 반복 후에 내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어른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확실했던 것들이 흐려지자 나는 자주 종점을 향해 가고는 했다. 누군가가 정해진 목적지에서 내리는 동안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헛된 기대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인생이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고 헤맸다. 가끔씩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내가 하고 있는 최대한의 자기 계발이라는 사실은 씁쓸하기만 했다.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당연한거였는지 모르겠지만 방황의 끝은 아팠다. 결국에는 그렇게 되서야 헤매는 것을 끝낼 수가 있었다. 아프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그곳에 남았을 테고, 그랬더라면 이랬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갈 수 있었던 곳이나 만날 수도 있었던 사람들, 할 수 있었던 것들을 떠올려도 아쉽지가 않으므로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도시가 그리워지면 동네 공원 위로 뻗은 고속도로위로 달리는 차들을 보러 간다. 커다란 화물차가 헤드라이트를 켜고 어둠 속을 뚫고 지나가는 걸 보면 이상하게 도시같다. 해가 진 저녁에 시끄러운 곳이 그곳뿐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디든 떠날 때는 그곳이 고향 같고 돌아온 곳이 낯설더라고, 곧 익숙해져도 떠날때는 그렇더라고 그랬다. 당시에 느낄 틈이 없었을 뿐이지 돌아보면 나 역시 그랬다. 소란스럽고 복잡한 곳도 고향 같은 구석이 있었기에 그리움이 남았다. 그리고 가끔씩 그리워지는 시간 속에서 또 가끔은 진짜 도시가 그리워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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