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자리

by 샹송

어두운 밤.

창문을 열어 바깥을 내다보는 일은 꼭 무엇을 보기 위해서는 아니다. 그 어둠 속에서 나는 냄새와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가 있어 그렇다.


어느 집의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와 나무 타는 냄새를 느끼기도 하고 밤이슬이 반짝이는 것을 느낄 때도 있다. 어둠 안에서 그 속의 것들은 희미하게 느껴질 뿐이다. 어둠을 본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걸까, 아닌 걸까.


안에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는 일은 생각보다 특별한 일이 아닌가 싶다. 창이 있음으로 인해 할 수 있는 당연한 행동이지만, 반쯤만 몸을 내밀어 안과 바깥 사이에 몸을 놓아두는 것도 창을 옆으로 밀어냄으로써 바로 바깥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그렇게 느껴진다.


나는 이번에야 방의 창가를 가까이할 수 있게 가구를 하나 옮겼다. 창문과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긴 책상을 치우고 바로 앞에 공간을 마련하여 자주 서있게 되었다.


요즘에는 밤에 눈이 오는 풍경을 보기 위해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창문을 열어 본다. 잠옷 차림으로 찬 공기를 느껴보는 건 발아래 따듯함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해가 지고 난 후면 마치 밤의 낮 같은, 방이라는 공간의 포근함이 한층 더 잘 느껴진다.

까만 하늘에 하얀 눈이 내려도 멀리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나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잘 보기 위해 바깥으로 나가보아도 좋겠지만 창가에 서서 맞이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바람이며 햇살과 비도 바깥에서 온전히 맞이하는 것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올 때나 아침 햇살이 환하게 비출 때, 유리창으로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올 때는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는 것이 그 이유이다.


창가를 빈 공간으로 놓아두면 괜스레 다가 설 일이 많아진다. 하늘이 보이고 나무가 보이는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라도 그곳에 서서 차 한잔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분위기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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