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고 찾아 올 활기들이 화사하게 세상을 수놓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픈 줄도 모르고 하늘바라기가 되어 불꽃놀이를 볼 기대감으로.
바람은 가볍게 흥얼거리는 노랫말처럼 살랑이는 기운을 풍겨낼 테고,
뺨이 예쁜 색으로 번진 생기 가득한 꽃들은 피어나려고 단장 중일 것이다.
따스한 공기 속을 날아다닐 새들은 날개를 한껏 펴 봄을 환영하고,
바람이 스쳐만 지나갔던 나무들에게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면 더는 새들의 떠나감을 아쉬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들과 산은 풍성하게 살이 찌고 변함없이 흐르는 가람(강)과의 사이도 더 돈독해질 테지.
바람의 부름에 반응하는 답들이 많아지면 비로소 봄이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창문은 창문대로 활짝 열어 텅 빈 방에 봄을 들여놓아야지.
그사이 나는 바깥을 나돌며 봄의 품 안에서 마음껏 비행하다, 해넘이가 되어서야 볕에 바싹 마른 냄새를 풍기며 돌아오고는 할 것이다.
마당에 살림살이를 꺼내 바람을 쐬어주고 나 역시 한쪽에서 해바라기를 하면서,
볕이 소복하게 쌓인 마당 한켠에 노란 개나리와 병아리를 그려보기도 해야겠다.
수십 년이 지나도 어린 시절 봤던 봄의 그림이 여전히 제일 봄이다.
짧게만 느껴질 봄,
세상이 초록색으로 울창해지기 전 연두색의 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봄기운이 느껴질 때가 가장 봄다운 봄이다.
그 마음이 언젠가는 그 마음이 아닌 것처럼 날마다의 봄도 다르겠지.
지나고 지나와서 지나버린 겨울, 우리 겨울의 끝은 크리스마스 영화의 마지막 같아기를 바랍니다.
저는 작년과 같은 마음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딜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처럼, 느긋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