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는 봄에는 봄이 오는 것이 두렵기도 했었다.
따스한 햇살을 받아 꽃들이 활짝 펴면 여기저기선 나들이며 여행을 떠났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있는 사람들로만 가득한 여행지는 마치 아주 먼 목적지처럼 느껴졌다.
자주 혼자였던 건 딱히 혼자가 좋아서라기 보단 둘인 게 왜 더 좋은 건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때로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심에 기다림이 길어졌지만 그 사이 나도 더 나은 사람이 되리라 마음먹으며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정확히 정의할 수도 알아볼 수도 없었기에, 순서가 계속 뒤로 밀려나는 대기상태로 남기 일쑤였다.
좋은 날들을 다 놓치고 돌아보니 내가 나를 사랑하고 아꼈던 방식이 조금은 잘못되었던 게 아닐까 싶다.
나른하면서도 기분 좋은 햇살이 비치는 낮의 분위기와 산들바람이 부는 가운데 노을이 지는 저녁의 감촉이 눈만 감아도 떠오른다.
지금은 혼자라도 그런 시간을 느끼는 게 좋지만 어느 봄에는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다랄까.
모든 것이 따듯하고 좋아서 후후 불어 비눗방울 안에 가둬 놓고 싶은 계절.
괜스레 콧노래가 나오고 마음이 들뜨는 계절.
뜨거워지기 전까지는 뭐든 해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사랑을 하기 좋기에, 그것을 배우진 않았어도 모든 감각은 알고 있었기에 봄이 오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못할 때가 있었다.
나는 모든 계절을 사랑하면서도 질투도 했었다.
계절마다 하고 싶은 것들을 다 못해서이기도 했고 보란 듯 계절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서이기도 했다.
특별하게 보내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온전히 계절을 사랑하며 살아간다.
이번 봄, 날마다 소풍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