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동화책을 읽습니다. 동화책이라면 제가 가진 게 없으니 언니네 집에나 갔을 때 조카의 것을 읽어보는 게 다였는데, 문득 도서관에서 가서 빌려 읽으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인지 도서관을 두고도 동화책을 빌려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거든요. 그림체가 마음에 드는 책을 몇 권 빌려와 자기 전에 동화책을 펼칩니다. 동화책을 읽고 자면 좋은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만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즐기던 제게는 취미 중 하나입니다. 빨강머리 앤은 여러 차례 봤고, 요즘에는 EBS에서 방영했던 톰소여의 모험과 KBS에서 방영했던 신데렐라를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 랄랄라 랄랄라라라" 신데렐라의 이 오프닝 노래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만화를 잊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로 보긴 하지만 저는 등장인물들의 성격에 관심을 두며 보는 편입니다. 톰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말썽쟁이라서 자주 혼이 나지만 심성이 착합니다. 떠돌이 고아인 허클베리와 허물없이 어울리며 힘들 때마다 도움을 주는 좋은 친구입니다. 허클베리는 게을러 보일 정도로 참 느긋한 성격입니다.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어 욕심부리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살아가지요.
신데렐라는 동화책 내용과 달리 여러 사건을 입혀 전혀 새롭게 이야기 전개가 됩니다. 그래도 새엄마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는 것은 변치 않습니다. 어찌나 씩씩하고 밝은지, 어떻게 하면 신데렐라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른 살이 넘은 뒤로는 외모나 직업 재산 이런 거 말고 성격이 느긋하고 밝은 사람들이 부럽더랍니다. 성격이 큰 자산이다 하고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동화도 그렇고 만화 역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가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 모든 일이 해결되고 밤하늘에 뜬 별을 바라보며 무사히 하루를 마무리 짓게 되니까요. 무슨 일이든 그 걱정이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면 견딜만 하잖아요.
하루의 시작은 힘차고 설레는 오프닝 노래와 같고 하루의 끝은 어딘지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게 하는 엔딩 노래처럼 마무리하면 그보다 좋은 하루는 없겠죠.
참, 그리고 만화를 보다 보면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잖아요. 만화 속에 나오는 음식들은 다 먹음직스러워 보여 어릴 때도 늘 먹어보고 싶었는데, 지금도 그래요. 먹어볼 수 없는 아쉬움에 저는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