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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아래

by 샹송

바람에 나뭇잎들이 살랑거리고 잎 사이사이 햇살이 드리우면 땅 위로 그림자가 흔들거렸다. 자연의 움직임이 빚어내는 풍경은 참으로 싱그러웠다. 그 아래를 지나다니는 작은 곤충들의 모습이 한가롭기만 했다. 나무 그늘 아래가 온 세상이면 참 아늑하고 좋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다.

나무 아래 앉아 있으면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그늘이 자리를 옮겨가면 어느새 볕 아래 놓인 내가 있었다. 책을 읽거나 쓰기도 그리기도 하는 시간은 한량의 시간처럼 즐겁다.

여름이 아직 그늘 아래 있었다. 그러다 불쑥 바깥으로 튀어나갈 것만 같았다. 여름이 가버린 자리는 이상스레 더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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