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산을 바라보니 여러 가지 초록빛이 만발이었다. 각각의 다른 음으로 조화로운 화음을 만들어내듯 빛깔 역시 다양한 색들을 펼쳐 봄을 연주해내고 있었다. 산뜻하고 경쾌한 봄노래가 새들의 지저귐과 같이 들려오는 듯했다.
길에도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담벼락위로 나뭇잎 그림자가 살랑거렸다. 더워지는 날 맞춰 잎들이 무럭무럭 자라나니, 그 자연의 질서가 당연하면서도 정다웠다. 무성한 잎들이 겹겹이 쌓아 만든 안락한 지붕을 보니 마음이 든든해졌다.
들에는 양지꽃도 제비꽃도 민들레도 뭉텅뭉텅 피어났다. 보송보송한 민들레홀씨도 곳곳에 머리를 내밀어 봄처럼 보드라웠다. 봄이라 뭐든 쑥쑥 자라나고 피어나서 풍성했다.
봄이라 좋긴 좋구나.
그늘 찾아가다
양지꽃 옆에 앉아 보니 볕이 잘 들어
곁에 있으니까 나도 좀 피어나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