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일

by 샹송

7월의 아카시아.

여름에 아카시아가 피어났다. 셀 수 있을 만큼 작은 송이송이가 초록 이파리의 그늘 아래에서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비밀스럽게 피어났다 지려고 한 듯 간결했다. 코를 갖다 대자 향기가 났다. 나는 그것을 여지없이 기록했다. 이번 여름이 작년보다 더 더운가, 비가 더 많이 오나 궁금해지면 기록을 꺼내어 본다. 기록하고 다시 꺼내 읽어본다. 그것들은 자주 글이 되었다.


나의 마음을, 하루의 날씨와 계절의 풍경을 그림과 글로 기록했다. 책과 영화의 제목이나 중요한 일정을 기록했고 좋아하는 책 속의 문장들을 엮어 한 곳에 적어두었다. 기록한 것은 적어놓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보관하는 것이다. 내게는 다른 분야를 기록하는 여러 개의 공책이 있다.


그렇게 쓰고 기록을 하면서 물론 읽기도 한다. 책을 골라서 읽지만 작가는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독자가 되려고 했다. 그것은 간혹 실패로 남은 것 같았다. (이곳은 읽는 것과 쓰는 것 두 가지를 다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공책을 펼치고 필기구를 드는 일. 기록하는 일은 꼭 해야 할 일은 아니었지만 할 수 있으면서도 하고 싶은 일이었다. 기록하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글쓴이도 그렇다. 내일의 언어, 다가올 다음의 말처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내가 읽은 오늘의 글이 누군가에게 내일의 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기록된 것은 언제든 읽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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