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동화속으로

by 샹송

운동을 하다 나도 모르게 여름을 너무 많이 흘렸다고 말해버렸다. 이마와 등에서 투명한 여름이 흘렀다. 몸 곳곳에 닿은 여름을 그렇게 소화해 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여름을 먹었다. 단단하고 작은 검은색 여름은 뱉어버리고 분홍빛 여름만 야금야금 베어 먹었다. 달고 시원한 여름이 입안 가득 담겼고 꿀꺽 삼키자 여름이 좀 가셨다. 산책길에선 초록빛이 넘실거리게 여름이 불어왔고 검은색 여름 아래로 개미도 잠자리도 나도 줄지어 지나갔다. 아침에 여름이 맴맴거리기 시작하면 나는 잘 때가 되어서야 벗어 놓았던 여름을 다시 입었다.


그러니까 너무 여름이라 그렇다. 모든 것에 여름이 통한다. 갈수록 우리는 여름과 가까워지고 너무 가까워져서 데여 영영 이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은 과거로 사라져 버리고 그곳에 새로운 계절이, 새 이름이 올지도 모른다고. 어울리지않아 더는 여름이란 이름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아이들은 여름을 교과서에서 배운다. 국어사전에 일 년 중 두 번째 계절을 뜻하는 옛말이라고 적어 놓는다. 지금의 우리들은 훗날 여름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리하여 여름은 동화속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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