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by 샹송

그림을 그려 문제를 내야 한다면 당신의 종이 위에는 어떤 행복이 그려질까? 우리 모두 다른 그림을 그려내겠지만, 다른 것뿐 틀린 것은 없다. 행복의 진짜 매력은 정답이 없다는 것에 있다. 행복에 관해 아잔 브라흐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에 행복이 없다는 걸 아는 기쁨.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中)


이 한 줄의 문장 덕분에 삶이 꼭 행복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말해왔던 행복이 없다니, 조금 배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설렌 것도 사실이라 꽤 오랫동안 행복을 먼 곳으로 보내놓고 지냈다.


러다 최근에 다시 행복을 가까이 데려왔다. 없다고 여기며 살기보다는 범위를 넓혀보기로 했다. 꼭 좋은 감정만 행복 안에 넣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슬픔을 겪는 동안 그 감정이 행복하지 않아서 더 슬퍼져서는 안 될 일이다. 살다 보면 자연스레 겪어야 할 슬픔도 있는 법이니까.


슬플 때는 슬퍼할 수 있는 것, 울어야 할 때와 웃어야 할 때가 서로 바뀌지 않는 것도 행복이 될 수 있다. 모든 감정을 제때에 느끼고 해소해야 행복도 잘 느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하나의 상태라고만 하기에는 삶 전체를 품고 있는 행복이기에, 그런 행복에게 조금 너그러워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행복은 한 여름에 내리쬐는 햇살이고

겨울에는 온 세상을 다 뒤덮는 눈이어야 한다.
가끔씩 앓는 감기는 행복이 아니다.
동화책에서 왕자와 공주는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라고 끝이 난다.

그렇듯 행복은 오래여야 한다.


행복이 어떤 모습이든 오래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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