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우선 도로가 있어도 워낙 차들이 무시하고 빵빵거리고 쌩쌩 달린다. 그러니 시내에서는 어쩔 수 없이 보도 위를 달리게 된다. 가다가 보행자가 앞에 있으면 띠링 한번 울려준다. 앞에서 마주하면 쉽게 비키지만 뒤에서 다가온다면 잘 걷다가 놀라서 뒤돌아보게 된다. 혹은 소리만 듣고 이쪽으로 갈까 저쪽으로 갈까 우왕좌왕하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에서 경적을 울릴 때는 사람과 거리가 떨어진 편인 데다가 공간이 분리되어 있다. 반대로 자전거는 개방된 공간에서 가깝게 스쳐 지나간다.
아무 말 없이 울리고 지나가고, 내가 걸을 때 띠링 울리고 그냥 지나가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간혹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시는 분들이 지나갔다. 자동차의 경우 인사를 건네고 싶다면 창문을 열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자전거는 없어서일까.
그 뒤로는 말없이 가는 사람 아닌 사람에 따라 미묘한 기분 차가 생겼다. 해서 나도 언제부턴가 벨을 울리고 지나가면서 '감사합니다' 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