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인가
한 줄로 우선 표현하면 자기 계발의 메시지가 담긴 에세이다. 루틴, 시간활용, 마인드셋 등 웬만한 유명 자기 계발서에서 볼 수 있는 소재들이다.
그럼 식상하냐? 전혀 아니다.
흔한 퍼즐인 줄 알았는데 만져보니 퍼즐 조각들이 못 보던 소재였다는 느낌이랄까? 최근까지도 비슷한 주제들의 책을 읽었음에도 이 책을 산 첫 번째 이유는 팬심이었다. 그녀만의 지난 시간들과 함께 가던 마인드 샛으로 이 책은 충분히 특별해진다. 나와 같은 팬심을 가진 사람들,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어보지 않았던 사람들, 모처럼 독서해볼까 하고 쉽고 유익한 책 한 권 찾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팬심으로 읽게 된 책
이재은 아나운서를 TV에서 처음 본건 무한도전 월드컵 특집 때다. '와! 예쁘다 누구지?' 찾아봤더니 심지어 동갑이었다. 또래나이에 아나운서로서 TV로 중대한 공식석상에 나온다는 게 대단해 보이고 덩달아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런 마음과 별개로 나오는 프로그램마다 일일이 챙겨본 건 아니지만, 가끔 메이저리그나 아침방송에서 종종 볼 수 있었다. 매 방송마다 웃는 상을 보이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파업 때 눈물 흘리며 마이크를 잡았던 장면이다. 울음을 꾹꾹 참으며 전하는 내용들을 들으며 ‘아, 저 사람은 자신의 일과 동료에 대한 진심이 깊다’고 느꼈다.
어느덧 mbc뉴스 매인앵커인 이재은 아나운서. 매일 TV로 만날 뿐만 아니라 유튜브 브이로그로도 접하게 되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지상파 뉴스 메인앵커인 만큼 보수적일 것으로 예상되던 것과 다르게 mbc 쟨(재은), 헤르미온느를 합쳐서 잰느미온느와 같이 자신만의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주지되고 있다.
무려 10년! 자기 계발에 눈뜬 이후로 무엇이든 오래 지속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설정하고 계획하는 것보다 꾸준히 이어가는 것. 그녀는 그것을 해냈기에 오늘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내용과 감상
루틴을 구축한 그녀만의 방법을 책에서 소개하는 데, 누구나 부연설명 없이 보고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섬세하다. 사실 그녀의 유튜브를 봐온 사람이라면 친숙한 내용들이 텍스트로 다시 정리되어 있으면서,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겨있다. 아나운서로서 TV에 잠깐 비치는 장면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심지어 이 책 표지 사진 한 컷을 위해 들인 노력 역시 브이로그로 확인할 수 있다. ^^
책을 읽으면서 그간 이재은 아나운서가 보여준 모습, 긴 시간 한 방송국에서 올곧게 성장해 온 모습이 쭉 연결된다. 책의 독자이자 구독자들은 아마 속으로 똑같이 느꼈을 것이다.
“캬 역시는 역시다.”
메인앵커가 된 이후 TV 틀 때 mbc뉴스가 나오면 부모님한테 마치 내 친구 출세한 거 자랑하듯이 “저 아나운서 나랑 동갑이야”라고 소개한다. 우리는 항상 공인의 화려한 성공 한 컷만 보지만, 그 이면을 담은 브이로그에서 보인 루틴의 모습들. 그보다 더 깊숙이 숨겨져 왔던, 오랜 세월 지켜온 그녀만의 단단한 노력과 선한 마음으로 아름다웠던 책이다.
사진: Unsplash의Volodymyr Hryshchen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