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미국진출 가이드
최근들어 필자에게 미국법인으로의 플립(flip)을 통하여 미국시장 진출을 문의하는 스타트업들이 부쩍 늘었다. 어떤 분은 미국법인을 설립하는 것 자체를 플립이라 오해하시는 분도 있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미국법인으로의 플립(미국법인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한국법인을 미국법인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것)의 전반적인 절차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플립(flip)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플립을 왜 하며, 대부분 델라웨어 법인으로 플립을 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자세히 살펴본적이 있으니 이번 글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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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flip)은 크게 1) 미국법인 설립과 2) 한국법인과 미국법인간의 지배구조의 전환, 2가지 단계를 거쳐서 이루어지게 된다.
1. 미국법인 설립
법인을 설립할 주(state) 정부에 법인의 설립정관(article of incorporation)을 제출함으로써 법인설립을 신청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다시피, 주로 델라웨어에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델라웨어의 경우 일반으로 접수할 경우 3~4주, 급행으로 접수할 경우에는 급행비용($50 ~ $1,000)에 따라 빠르면 1시간에서 2 영업일내에 설립이 가능하다.
미국법인은 보통 주식회사(corporation)로 설립하지만, 당장 외부투자 유치계획이 없는 경우에는 유한책임회사(LLC)로 설립하는 경우도 있고 이 경우에는 실제 영업지인 캘리포니아나 뉴욕주 등에 설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LLC의 장점은 주식회사에 비해 형식적 요건이 단순하고 소규모기업의 경우 세금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2. 한국법인과 미국법인간의 지배구조의 전환
1) 한국법인의 주식가치 평가
보통 IT기업이나 early-stage 기업의 경우에는 한국의 회계법인에 의뢰하여 상증법상 순자산가치를 평가한 기업가치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반면에 이미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경우라면 미래가치평가를 현금흐름, 매출, 이익 등으로 평가하는 다른 평가방법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2) 주식교환 계약서 작성
이제 한국법인의 주주들과 미국법인(모회사) 사이에서 주식을 교환하는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위에서 회계법인을 통하여 계산된 기업가치를 미국법인에서 발행할 주식수(예: 1천만주)에 맞추어 주당 가격을 정한 후 이를 계약서에 반영해야한다. 보통 주식교환 계약서는 미국변호사를 통하여 영문으로 작성되고, 계약서 상에는 기존 한국법인의 주주들의 명단과 미국법인의 주주들의 명단, 그리고 미국법인 주주들의 주식수와 지분 비율, 그리고 미국법인의 주식당 가격 및 총 주식수 등을 정확하게 포함해야 한다.
3) 한국정부에 외환거래 신고 및 승인
이 단계는 다시 한국은행에 증권취득 신고 절차와 외국환 은행에 해외직접투자 신고 절차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한국은행에 신고하는 절차는 미국 투자자(미국법인)가 한국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신고하는 것이고, 외국환 은행에 신고하는 절차는 한국법인의 주주들이 해외(미국법인)에 투자를 통하여 미국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신고하는 것이다. 위 절차는 보통 한국의 법무법인을 통하여 진행하고 되고 승인이 나기까지 보통 1~2주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
4) 미국법인의 주식증명서(Stock Certificate) 제공
미국법인의 주주가 된 한국 주주들에게 주식증명서를 발행하여 제공해야 한다. 주식증명서에는 주주의 이름, 주식수, 주식의 종류, 주식양도의 제한에 대한 안내 등이 포함되어 작성되며 미국법인의 대표와 서기가 서명하여 제공하면 된다.
보통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flip 절차라고 볼 수 있다. 단, 이제 미국법인(한국법인을 소유하는 지주회사)의 껍데기를 만들었을 뿐, 그 알맹이를 채우는 일이 남았다.
5) 미국법인 셋업 마무리
미국법인이 실제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 고용주 식별번호(EIN)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각 카운티에 라이선스와 퍼밋을 신청하여 취득한 후에야 비로소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 은행에 계좌를 여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 외에도 각 법인의 상황에 따라서 현지직원의 채용이나 사무실 임대 등도 진행해야 한다.
6) 미국법인(모회사)과 한국법인(자회사) 간의 계약
미국법인과 한국법인은 모자관계이지만 엄연히 다른 entity의 회사이다. 심지어 두 회사는 설립지와 준거법의 적용을 받는 장소가 다르며 두 법인간의 거래는 cross-border 거래에 해당한다. 그러나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실제로 사업을 하다보면 빈번하게 자금이나 인력 간 이동이 이루어질 것이므로 두 법인간에 계약을 체결해두는 것이 좋다.
미국에 법인을 세우는 일만 해도 쉽지않은 일인데 하물며 두 나라 회사의 지배구조를 전환한다는 것은 더욱 복잡하고 신경쓸 일이 많은 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만약 한국법인의 모든 주주들이 미국법인으로의 flip에 동의하였고 미국시장에서 더 큰 자본의 투자를 발판삼아 글로벌 진출을 하려고 결심을 하였다면 가급적이면 최대한 빨리 flip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모든 분들께 얘기를 드린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자본구조나 주주구성, 사업구조가 더욱 복잡해져 나중에는 flip의 의사결정에 동의를 구하기가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한국법인의 가치가 증가할 수록 한국에서 과세되는 양도세 부담이 매우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