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로펌 이야기
올해는 평소보다 좀 빠른 지난 7월에 Vault Law 100 랭킹이 발표되었다. V10 (Top 10)의 순위는 아래와 같았다.
1. Cravath, Swaine & Moore (no change)
2. Wachtell, Lipton, Rosen & Katz (+1)
3. Skadden, Arps, Slate, Meagher & Flom (-1)
4. Sullivan & Cromwell (no change)
5. Latham & Watkins (no change)
6. Kirkland & Ellis (no change)
7. Davis Polk & Wardwell (no change)
8. Simpson Thacher & Bartlett (no change)
9. Paul, Weiss, Rifkind, Wharton & Garrison (+1)
10. Gibson Dunn & Crutcher (-1)
올해도 Cravath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지난 해 발표된 2021 Vault Law 랭킹에서 Skadden이 역사상 처음으로 Wachtell을 0.010점 차로 근소하게 앞지르고 2위를 차지하였었는데, 당시에 일시적인 순위 바뀜에 그칠 것인지 오랜기간 유지된 Cravath와 Wachtell의 양강구도가 무너지는 신호탄이 될 것인지, 2022 Valut Law 랭킹의 결과가 궁금하다고 언급한바 있다.
https://brunch.co.kr/@attorneysung/43
Wachtell의 명성은 역시나였다. Skadden에게 잠시 2위 자리를 내주나 싶었으나 바로 이듬해에 2위 자리를 되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두 로펌의 점수차이는 올해도 불과 0.043점으로 매우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에 다시 또 순위바꿈을 할 것인지, Wachtell의 견고한 2위 수성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지 흥미롭다.
그 외의 4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는 올해도 역시 거의 변동이 없었다. 9위와 10위 자리를 Paul Weiss와 Gibson Dunn이 서로 바꾸었을 뿐, V10 안에 새로운 로펌의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V20 안의 로펌의 랭킹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았다.
11. Sidley Austin (no change)
12. Weil (no change)
13. Quinn Emanuel (no change)
14. Cleary Gottlieb (no change)
15. Covington & Burling (no change)
16. White & Case (+1)
17. Debevoise & Plimpton (+1)
18. Ropes & Gray (+1)
19. WilmerHale (+2)
20. Paul Hastings (+2)
작년에 16위를 차지했던 Jones Day가 21위로 5계단 하락했으며, 작년에 20위를 차지했던 Williams & Connolly도 2계단 하락하며 20위권 밖으로 밀렸다. 대신하여 WilmerHale과 Paul Hastings가 새롭게 Top 20 안에 진입하며 그 자리를 메웠다.
그 외에 V100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43위의 Boies Schiller(작년 29위에서 14계단 하락) 외에는 눈에 띄는 큰 순위변동은 없었다. 올해 새롭게 V100 안에 이름을 올린 로펌은 Thompson & Knight과 Hunton Andrews, 2개의 로펌이 있었는데, 참고로 Thompson & Knight은 올해 8월 1일부로 Holland & Knight 로펌과 합병되었다. 반면에 작년까지 V100 명단안에 있었으나 올해 랭킹에서 V100 밖으로 밀려난 2개의 로펌은 Kilpatrick Townsend(작년 98위)와 Littler Mendelson(작년 100위) 였다.
참고로 올해 Davis Polk는 지난 2018년 Milbank가 신입 어쏘시에이트 연봉을 $190,000로 인상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올해 입사하는 신입 어쏘시에이트 연봉을 $202,500으로 인상하는 새로운 salary scale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맞춰 다른 대형로펌들도 어쏘시에이트 연봉 인상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필자가 한국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던 당시에도 이미 시장의 수요를 넘어 변호사 초과 공급이 이루어지면서 중소형 로펌의 초임 연봉이 계속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대형로펌 변호사들의 연봉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변호사 연봉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었다. 물론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심각한 문제인데, 아래 기사는 며칠 전에 한국 신문사에 게재된 기사이다. 많은 미국 로스쿨들이 졸업 후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대형로펌 취업을 미끼로 학생들을 유인하지만, 실제로 초봉 20만불을 받는 대형로펌에 취업할 수 있는 졸업생의 숫자는 매우 제한적이란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만약 20만불이 보장되는 대형로펌에 가지 못하더라도 로컬 로펌에 취업하면 그래도 7~80% 수준의 연봉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는데 안타깝게도 변호사의 초봉의 분포가 정규분포가 아닌 아래와 같은 비정상적인 낙타의 쌍봉 내지 고양이의 꼬리의 모양과 같은 분포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결국 미국 대형로펌의 고연봉만을 생각하며 미국 로스쿨 진학 및 변호사의 꿈을 키우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도박일 수 있으며, 본인이 진정으로 이 일을 즐길 자신이 있으며 이 길을 통하여 직업인으로서의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지 않다면 로스쿨 졸업은 많은 부채만을 남겨주는 고통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