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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력도시 연구소 Jan 12. 2018

군산, 인터내셔널을 준비하라

매력도시 매거진 vol.03_군산 (1)


2016년 5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년 전에, 매력도시 연구소는 군산을 취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놀랐습니다. 군산은 어느새 매력도시였거든요. 당시에 우리가 취재를 마치고 그린 스케치를 봐주세요.



한 마디로 군산은 문어발 매력도시였습니다.

구도심의 역사지구에는 일본 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온전히 남아있었습니다. 히로쓰 가옥 같은 멋진 집들 말입니다. 째보선창은 도심에서 가까운 항만지구였는데, 근사한 공장과 창고가 널려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고, '여기는, 군산의 첼시 Chelsea'라고 매력도시 연구원들끼리 정해버렸죠. 선창가 <유락 식당>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오징어 물회를 먹고 나서, 금강을 따라 <금강습지 생태공원>까지 산책을 했습니다.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달리고 싶게 만드는 시원한 풍경이었습니다.


저녁에는 구도심의 다운타운을 돌아봤습니다. 고스 goth 한 분위기로 꾸민 모던 바 <앙팡 테리블>에서 한 잔 했습니다. 다음 날은 도시 외곽으로 나갔습니다. 은파 호수공원 근처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라디소 페르두또>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뭐 지방 도시 유원지에 흔한 그저그런 양식 레스토랑이겠지, 이런 선입견이 있었는데요. 메뉴와 와인이 잘 갖춰져 있어서 놀랐습니다. 손님 중에 외국인들이 꽤 많았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가게에서 일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인근에 신도시와 산업단지 있어서 관련된 외국인들이 많이 군산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산업 단지로 가봤습니다. 광활한 평지가 펼쳐져있습니다. 눈 앞에 잔잔한 바다가 나타나고 새만금 방조제가 보였습니다.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규모의 바다를 육지로 바꾸고 있습니다. 예정대로 2020년에 간척 사업이 완성되면 국제 경제 중심지가 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될 지역입니다.


역사, 자연, 공원, 산업 단지, 신도시.

군산을 문어발 매력도시라 부를 만하죠? 좋은 도시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하나의 꾸러미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비행장 부대찌개>와 <일해옥 콩나물 해장국>의 연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 앞 에는 빵 순례자들이 줄을 서고, <메카닉>에서는 군산의 힙스터들이 칵테일을 마십니다. 베테랑과 신인이 '쿨'하게 섞여 있었습니다.


자, 그래서 결론은 '군산은 이미 매력도시'입니다. 더 좋은 점은, 거대한 매력도시의 면모를 압축해서 콤팩트하게 가지고 있는 점입니다. 작지만 구성이 알찬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까요. 새만금과 산업단지가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더 많은 외국 기업들과 사람들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냥 매력도시가 아니라, 국제 매력도시가 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과거를 돌아보면, 군산은 원래 국제 도시였습니다. 비록 강점기 시대 일본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만들긴 했지만, 물자와 자본이 모이고 빠져나가는 국제항이 바로 군산이었습니다. 인근 평야에서 생산된 쌀이 여기로 실려오고, 여기서 배를 타고 빠져나갔습니다. 현대식 창고, 주택, 가게, 은행이 필요했고, 붉은 벽돌 건물과 일본 목조 주택이 지어졌습니다. 상업 시설을 받아내기 좋은 일본식 격자 구조로 도심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세대가 지난 지금 군산은 발 밑에 보물을 잔뜩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국적 건물을 찾아 사람들이 찾아오고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격자 도시 구조는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기 용이했습니다. 카페, 술집, 갤러리가 들어선 골목들로 재탄생했습니다. 서해안의 딱 중간 지점. 기차를 타면 서울에서 1시간 30분, 부산에서 2시간이면 올 수 있는 입지. 아름다운 금강과 만경강이 만나는 곳.

군산은 매력도시로서의 성능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풀 패키지 Full package, 군산.  



질문은, 매력도시 군산에
매력적인 사람들이 모이고 있는가?입니다.


자, 그럼 매력도시 연구소의 질문은, 매력도시 군산에 매력적인 사람들이 모이고 있는가?입니다. 앞서 우리는 매력도시를 만들기 위해 세 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했습니다. 크리에이터는 도시가 가야 할 방향을 읽고 있는가? 행정가는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지원할 용기가 있는가? 운영자는 충분한 시간의 축적을 통해 이를 실행하고 있는가? 방향, 용기, 시간 말입니다.


<매력도시 매거진 3호: 군산> 편에서 군산을 둘러싼 사람들을 만나 확인해 보겠습니다. 매력도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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