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시각화 GIF
그래픽 인터체인지 포맷 (Graphic interchange format), 이름하여 GIF. GIF라는 딱딱한 이름보다 '움짤'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이 이 형식을 사용하는 방식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GIF는 별도의 장치 없이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구현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들도 GIF 형식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구글 뉴스랩은 'Data GIF Maker'라는 툴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교하고 화려한 인터랙티브 데이터 시각화도 제작할 수 있으면서 왜 GIF 포맷을 선택할까?
GIF는 정지된 이미지와 움직이는 영상의 중간 형태로 계속 반복된다. 그래서 데이터 변화를 10초 내외로 핵심만 간단하게 반복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핵심만 간단하게 보여주는 건 GIF의 작은 장점이다. 무엇보다 GIF로 만드는 이유는 웹이라면 어디에나 대부분 제약 없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랙티브 데이터 시각화는 각종 SNS나 다른 사이트에 유통하려면 영상, 이미지 등 별도의 형식으로 재가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이트 주소를 링크해 독자가 직접 이동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많은 사람들은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무시하고 넘어간다. (심지어 포털은 뉴스 기사에서 링크 이동을 아예 막아 놨다)
그렇지만 GIF는 웹사이트 게시판, 포털, 각종 SNS 등 대부분의 채널에 올릴 수 있다. 이미 해외 미디어들은 SNS에서 (주로 트위터) 인터랙티브 데이터 시각화를 유통할 때 GIF 형식을 종종 활용한다.
공들여서 만들어도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 나는 주로 인터랙티브 시각화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GIF를 활용했다. 아무래도 유입을 고려하다 보니 터치 아이콘을 삽입해 사용자가 인터랙티브 시각화를 만져보는 과정과 흡사하게 만들었다. 보는 독자도 직접 움직여보고 싶어 지도록. 그리고 이미지에 링크를 삽입해 이미지를 클릭하면 인터랙티브 페이지로 이동하도록 했다.
이런 흐름을 파악한 걸까. 최근 구글은 'Data gif maker'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데이터 시각화는 저널리즘에서 중요한 스토리텔링 툴이지만 종종 복잡하고, 모바일 기기로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기본이 되면서 데이터 시각화는 이에 맞춰 간단한 이미지 형식이 될 수 있다고.
결국 데이터 시각화도 살아남기 위해 간단하고 명료한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이 변화가 단순히 독자의 소비 패턴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래 목적에 가까워지는 변화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버튼, 툴팁, 슬라이더 등 각종 인터랙션을 추가해 데이터를 억지로 밀어 넣고, 사용자가 탐색을 해야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게 정말 좋은 데이터 시각화일까? 오히려 데이터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는 의미에 집중하면 간단하고 쉬운 이미지가 더 좋은 시각화가 아닐까? 갈수록 더 가볍게, 빠르게, 인스턴트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 속에서 데이터 시각화는 어떻게 소비되고 이용될 수 있을까?
관련 링크
1. http://www.climate-lab-book.ac.uk/spirals/
2.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169542
3. https://blog.google/topics/journalism-news/make-your-own-data-gifs-our-new-too/